[이벽규]국민 목소리가 바로 탈이념과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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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규]국민 목소리가 바로 탈이념과 실용

[금요논단]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전임 연구교수

  • 승인 2008-06-05 00:00
  • 신문게재 2008-06-06 20면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전임 연구교수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전임 연구교수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전임 연구교수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전임 연구교수
이명박 정부가 5년간의 국정운영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00여 일을 넘겼다. 그러나 이미 빠른 속도로 추락하는 형국이다. 130만 명 이상의 대통령탄핵서명, 30회에 접어드는 촛불집회, 10%대로 떨어지는 지지율 하락 등 대부분이 ‘사상 초유’라는 형용사를 단 민심이반의 거센 역풍을 맞으며 추락하는 모습이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대선을 통해 한국정치에서 실용보수를 표방하는 진영이 10년 만에 정권을 획득했고 이어 4·9 총선을 통해서는 18대 국회의 의회권력마저 완전 장악했다. 이는 탈이념과 실용을 향한 국민적 바람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간 이명박 정부가 보여 준 행보는 약속했던 실용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용에서는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
무엇보다도 실용은 사실에서 진리를 구한다는 실사구시를 생명으로 한다고 볼 때, 모든 문제해결에 있어 일단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이를 중심으로 출발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산 쇠고기문제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괴담으로 헐뜯는 모습,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수로정비사업 등으로 호도하는 모습 등을 볼 때, 정확한 사실관계를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진짜 실용과는 괴리가 있는 모습이라고 본다.

특히 국회의 정책자문단(한미FTA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비상시국회의 정책자문단)이 지난해 6월에 발표한 보고서(한미FTA 협정문 분석 종합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미국산 쇠고기파문을 당시에 이미 예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를 통해 현 협정문에 담긴 치명적인 독소조항들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관계 부정은 결국 신뢰 상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이러한 사실관계들을 애써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유지하다 결국 지금과 같은 국민적 저항과 신뢰위기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 협정문의 독소조항이 최소한 12가지에 이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쇠고기 문제는 앞으로 더 큰 파문을 일으킬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예로 래칫(톱니바퀴의 역진 방지장치를 의미)조항을 살펴보면, 이는 한번 개방된 수준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조항이다.

한마디로 미국에 대한 개방 때문에 국민의 생활이 파탄이 나도 되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 쌀개방으로 필리핀처럼 국민이 쌀 배급 받는 상황이 돼도 예전으로 돌릴 수 없으며, 건강보험이 민영화되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으며, 전기 역시 민영화되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이나 개발도상국들의 FTA에는 없는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한다.

탈이념과 실용의 모습이 절실
필자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라도 사실관계를 중시하는 제대로 된 실용의 모습을 통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심이반도 모면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주장에 앞서 현 협정문이 담고 있는 독소조항에 대한 토론을 통해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작업부터 먼저 하여야 할 것이다. 부디 사실을 중시하는 탈이념과 실용의 모습으로 하루속히 돌아와 민심을 안정시켜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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