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인섭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
우리나라는 60년대 이후 산업화와 80년대 정보통신 시대로 이어지는 시대적 변환기를 거치면서 많은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였으나, 이를 극복하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제품경쟁력 제고를 통해 한국경제를 부흥시켜 왔다.
그러나 최근에 우리 한국경제는 또 다른 위기의 문턱에 서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원자재가, 유가의 급등은 이제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의 경기 또한 작년 말 이후 침체가 계속되더니 최근에는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까지 겹쳐 앞날은 점점 더 불투명해 지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경제 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
시장은 또 어떤가? 세계화의 진전으로 모든 산업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 되고 있으며 기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FTA(자유무역협정)시대를 맞아 시장은 이미 국경개념이 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의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지식과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폭넓게 확산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장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며 기업을 영위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경제 환경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으며, 상황이 좋아진다고 느낄 때는 이미 기회는 지나가 버린 것이라는 시장 격언도 있다.
더욱이 요즘의 시장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에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변화속도에 비해 지금은 동시다발적이며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 환경에서 기업은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요구는 무엇인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필름 카메라로 유명한 코닥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급속한 실적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에 안주했으며, 시장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또한, 워크맨의 성공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애플에게 MP3 시장을 통째로 내준 ‘소니’,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모토로라’ 역시 시장에서 밀리면서 지금은 매각`분할에 시달리고 있다.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실패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제도적 변화에 대해서도 주위 깊게 살펴야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던 ‘고유업종제도’가 2006년도에 완전 폐지되면서 이후 많은 중소기업이 부도를 맞거나 대기업에 흡수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바로 경제적 제도변화에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21세기에 있어 기업 활동은 단순 생산,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도나 환경, 그리고 시장과 고객의 변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정하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경영자의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에는 항상 두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 할 것 없이 인위적으로 변화를 피할 방법은 없으며,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최대 기업인 GE가 120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한발 앞선 투자와 변신이었다.
경영 전문가 공병호 박사는 그의 저서 『변화경영』에서 ‘변화가 요구되기 전에 먼저 시작하라’고 저술(著述)하고 있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오늘날에 있어 기업의 성패는, 미래 시장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변화의 속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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