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환 작가는 도시의 모습을 수묵담채로 표현해냈다.
지나치며 흔히 보아 오던 풍경이지만 수묵에 담긴 도심은 조금 무겁다. 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고가 다리 밑은 어둡고 넓은 땅에 자리잡지 못한 판자 촌의 모습은 쓸쓸하다. 기억 속의 옛 모습은 보일 듯 말듯 희미하다.
묵(墨)이 주는 무게감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도심의 어두운 면을 잘 드러내 준다.
하지만 묵은 때로는 형형색색의 꽃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해 도심 속에 피어나는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오보환 작가는 "생활주변에서 취재된 도심지의 동네, 육교, 항구, 빌딩, 자동차, 재개발지역 등 도시의 풍경 등 다양한 소재를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둠과 밝음, 여백과 혼잡, 우울함과 화려함을 사진작품의 흑과 백의 콘트라스트에서처럼 소재나 가치의 이질감의 충돌에서 살아나는 아름다움을 그려냈다"고 말했다. 오보환 개인전은 롯데갤러리에서 5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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