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예술혼 녹여‘쇠를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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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예술혼 녹여‘쇠를 빚다’

이안 갤러리 개관 2주년 기념 특별전

  • 승인 2008-06-03 00:00
  • 신문게재 2008-06-04 13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지역 조각가 4인, 다양한 쇠 조각품 선봬
틀 이용.망치로 펴기 등 제작 기법 ‘눈길’


▲ 민균홍 ‘무제’
▲ 민균홍 ‘무제’
쇠를 다룰 수 있게 됐을 때 인류는 강력한 힘을 얻었다. 단단했지만 주조해내기 어려웠던 쇠를 다룰 수 있는 민족은 쉽게 영토확장에 성공했다.

현대에도 그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는 쇠는 필수요소지만 다루기 어려운 특성 역시 변하지 않았다.

조각가들은 쇠의 이 같은 매력에 이끌려 재료로 선택한다. 다루기 어려운 쇠를 자유자재로 빚어 내는 4명의 조각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갤러리 이안에서는 개관 2주년을 맞아 김영대, 민균홍, 복종순, 유재중 작가의 `쇠를 빚다`전을 개최 30일까지 전시한다. 10년 이상 쇠를 다뤄온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쇠를 자유자재로 빚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 유재중 ‘철로그리기’
▲ 유재중 ‘철로그리기’
김영대 작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물체를 석고로 떠낸 뒤, 이 틀 안에 가는 구리막대를 대고 용접기로 녹여 형태를 만들어낸다. 구리막대가 연필이 되어 석고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그의 조각은 `그려 만들어지는 조각`이라 불린다.

여기에다 석고를 떼어내면 구리가 녹았다 식는 과정에서 우연한 색감, 이렇게 탄생한 물체가 다시 액자에 배치되면서 주는 회화적인 느낌이 더해져 회화와 조각을 한 번에 감상하는 듣한 느낌을 받게 한다.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주전자, 쟁반 등 금속제 기물도 복종순 작가의 손에서는 새롭게 탄생한다. 복 작가는 이 물건들을 망치로 두드려 편다. 얇게 펴지고 헤지면서 당초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은 물론 그 기능마저 잃게 된다.

하지만 이 물건들은 쓸모는 없어졌지만 고유의 가치를 새롭게 부여받아 대량 생산된 물건들과 차별을 이루게 된다.

▲ 김영대 ‘풍경’
▲ 김영대 ‘풍경’
유재중 작가는 옛 사람들이 쇠를 다루듯 화덕과 모루와 망치를 이용해 쇠를 다듬는다. 유 작가는 땀 흘린 만큼 형태가 만들어지다보니 눈속임을 할 수가 없어 이 같은 방법을 택했다고 말한다. 그의 손에 닿은 쇠는 붓 글씨를 써 놓은 듯 이내 유려하고 힘 있는 모습을 드러낸다.

무엇을 재현하지는 않지만 쇠를 이용해 점,선,면의 공간을 채운 민균홍 작가는 조각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박정구 갤러리 이안 큐레이터는 "개관 2주년을 맞아 긴 시간 대상과 마주하며 자기 성찰을 통한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4명의 조각가를 초청, 유행에 따라 쉽게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경향을 되돌아 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갤러리 이안을 통해 미술인들이 성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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