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억될 졸업여행

오랫동안 기억될 졸업여행

포항 동지여고 예비졸업생 320여명 태안서 1박2일 대부분 봉사활동 할애

  • 승인 2008-06-01 00:00
  • 신문게재 2008-06-02 23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320여명의 포항 동지여고 3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졸업여행 첫날 태안 소원면 모항리를 찾아 기름방제 봉사활동을 가졌다.
▲ 320여명의 포항 동지여고 3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졸업여행 첫날 태안 소원면 모항리를 찾아 기름방제 봉사활동을 가졌다.
“이보다 뜻 깊은 졸업여행도 없겠지만 또 다시 이런 졸업여행이 없었으면 합니다”
“포항보다 경치도 좋고 물도 맑아 답답한 가슴이 확 트여요. 하지만 대학에 가면 꼭 다시 찾고 싶어요”

졸업여행에 나선 고3 수험생들이 태안 기름유출사고 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여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 동지여고(교장 정해원) 3학년 학생과 교사 등 320여 명은 지나달 29일 이른 아침 고교시절 마지막 여행인 졸업여행길에 올랐다. 6시간의 대장정 끝에 이들이 도착한 졸업여행지는 다름 아닌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의 최대 피해지역인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버스가 현장에 도착하자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화장실부터 찾았다.

먼 길을 오면서 길을 찾지 못한 탓도 있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봉사활동 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학생들은 서둘러 방제복을 입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학생들이 참여한 작업은 폐기물 기름제거. 여학생들인 탓에 과도한 힘을 요구하는 작업을 할 수 없는 데다 해변에 방제작업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 해변에서 건져 낸 자갈 등 폐기물에 묻은 기름제거 작업에 나선 것.

학생들은 방제포에 한 움큼씩의 자갈을 얹은 뒤 해변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기름을 닦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고3 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 기름을 닦아내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시종 즐거운 모습으로 봉사에 임했다.

조재경(18)양은 “처음 졸업여행을 자원봉사로 간다고 했을 때 내심 섭섭했지만 막상 와서 기름을 닦아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졸업여행보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솔을 담당한 조태윤 교사는 “학교 측의 배려도 있었지만 사비를 털어 여행에 나서는 학생들이 동참해주지 않았더라면 졸업여행을 이곳으로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작은 힘이지만 지역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동지여고 학생들은 1박2일 일정으로 출발한 졸업여행 첫날을 고스란히 태안 자원봉사에 할애한 뒤 다음날인 30일 대전지역 박물관 등지를 둘러본 뒤 포항으로 돌아갔다. /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11만1628명 수료생 배출' 이만희 총회장 "종교탄압은 절대 안돼"
  3. [미래인재 키우는 충남교육 참학력] 충남교육청, 인문소양교육 강화로 학생 문화 감수성 UP
  4. [사설] '안면도 개발·내포 병원', 관건은 사업성
  5. [사설] 국비 확보에 지역 '원팀' 정신 아쉽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3차 언론인 전문 연수
  2. '2024 신문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 NIE 패스포트 공모전'
  3. 정원의 설계에서 시공 및 관리까지
  4. 지역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5. 충청권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 89곳, 체불액 45억원 달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