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참여 ‘서해안관광살리기운동본부’ 한시 운영
여행바우처 제도 재시행… 관광 할인프로그램 필요
지난달 30일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서해안관광 심포지엄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태안 유류피해에 따른 서해안의 지역경제를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관광활성화`를 꼽았다.
한범수 한국관광학회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은 1부 주제발표에서 ▲세계적 환경재해 사고와 극복사례 ▲친환경 관광지 이미지 회복 ▲관광산업 전망 ▲친환경적 관광자원과 관광 상품 개발 등이 다뤄졌다. 2부에서는 학자와 공무원, 연구원 등 관광 관련 전문가들이 종합토론을 벌였다.
▲ 지난달 30일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서해안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해안 관광 심포지엄’ 토론회가 열렸다. |
◇주제발표 내용
▲황영현 동아대 교수(관광목적지의 환경재해 및 사고와 극복사례)
미국 역사상 최대 기름유출사고로 꼽히는 1989년 엑손 발데즈 호 기름유출사고를 비롯해 인도양 지진해일, 사스(SARS), 산불, 조류독감 등 재해나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관광목적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여러 사례에서 보듯 재해로 인한 관광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재해관리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재해 전에는 지속적인 관광산업 동향 파악은 물론 관광지 중심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수준별 관광위기를 분류하고 이에 따른 대응원칙을 구축해야 한다.
재해 중에는 적극적 미디어 대응이 필요한데 미디어의 특성 상 재해에 대한 이미지는 과장돼 전달되고 이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므로 객관적인 피해사실을 전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재해 후에는 위기 극복의 지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자원봉사자들이 사고 이후 관광 차원에서 재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환경재해 극복의 상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오순환 한국문화관광연구소장(친환경에서 즐거운 관광지로의 이미지 전환을 위한 과제)
수도권에서 바라본 서해는 우선 동해나 남해에 비해 가깝고 당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관광지다. 낙조와 더불어 낙지, 쭈꾸미, 새우 등 각종 해산물 축제로 산해진미를 연상케 한다.
이런 서해안의 이미지 회복은 물론 중요하다. 기존 유류사고에서 보듯 유류오염지역의 이미지 회복이 10~20년 내에 곤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칫 무리한 홍보로 인한 이미지 불일치가 야기되고 이로 인해 지역 전체가 신뢰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이미지 회복보다는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환경에 최소한의 위해를 가하도록 고안된 친환경도 좋지만 그보다 즐겁고 맛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쉽게 말해 저녁노을을 보며 제철음식을 먹고 축제나 체험행사를 통해 놀고, 나누는 관광개념이 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환이 이뤄지면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체류시간과 소비지출이 증대돼 결국 구전홍보와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희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기름유출사고에 따른 관광피해와 대응방안)
태안지역의 관광객 수는 사건 발생 시점인 지난해 말 급감한 이후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년 동기 대비 30~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국민들의 태안 방문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대비 15%의 관광객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낙관적으로는 전년 수준과 동일한, 비관적으로는 30% 가량 감소한 관광객이 태안 지역을 찾을 전망이다. 이로 인한 관광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문촉진 지원이나 관광기반 조성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여행바우처 제도를 재시행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할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판촉, 광고 행사를 통한 이미지 회복 프로그램과 함께 해양, 환경, 국제회의나 행사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광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컨설팅이나 안내 등을 통한 민박의 선진화 시범 사업 실시와 함께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을 확대하고, 만리포나 신두리 등 해수욕장을 관광지로 추가 지정할 필요가 있다.
▲이인배 충남발전연구원 박사(친환경적 관광자원 및 상품개발 방안 및 과제)
역사적으로 비극이 일어났던 곳이나 관련 지역을 여행하는 다크 투어리즘은 199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관광패턴이다.
유태인 대학살이 이뤄졌던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나 9.11 테러의 참상이 새겨진 뉴욕의 그라운드제로, 워싱턴의 대학살 추도박물관 등이 이를 반증한다. 태안 지역에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해양환경전시관이나 자원봉사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 또 태안군 북쪽을 특별법에 환경관광특구로 지정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해양오염과 희귀생태자원을 근거로 국제환경기구 등이 참여하는 국제 환경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지역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크투어리즘과 사고 주변 지역의 친환경 관광자원을 연계한 환경관광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 감사 여름휴가 초대축제나, 1주년 자원봉사 대축제,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2012국제해양환경엑스포 등이 그것으로 각종 이벤트와 곁들여진다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종합토론 내용
▲장병권 호원대 교수=유류사고 이후 정부기관 가운데 문화관광부가 가장 먼저 순발력을 보였지만 새 정부 들어 상대적으로 지원강도가 약화됐다. 사고 이후 6개월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적절한 후속조치의 미흡은 관광업계의 경영악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발제자들의 발표에서 보듯 정부나 충남도, 태안군, 지역관광업계가 얼마나 위기극복 노력을 경주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대안들은 지난 1월 긴급세미나에서 제시된 대안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판단되며 아울러 태안지역 관광이 완전 회복되기까지 정부와 지자체, 관광협회, 시민단체, 학계,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하는 서해안 관광살리기 운동본부를 한시적으로 설치 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다.
▲변우희 경주대 교수=앞서 지적됐듯이 실제의 현상보다 과다하게 사고 피해가 보도돼 관광목적지의 이미지가 더욱 손상되는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 객관적인 미디어 보도와 향후 미디어와의 협조적인 공조체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친환경 관광지에서 즐거운 관광지로의 전환 역시 공감되는 내용이지만 인간의 지속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생태계를 복원시켰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서해안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또 다크 투어리즘이 언급됐는데 논제는 이러한 다크 투어리즘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극복하는 친환경 관광상품 개발로 이해된다. 환경관광 특구 지정 역시 시기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대응전략이 궁금하다.
▲김덕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여름철 성수기부터 관광객의 활동이 본격화되므로 유류피해 복구상황을 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한편 안전하고 쾌적한 해수욕장 개장준비에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 해양전시관이나 자원봉사기념관 건립을 통해 자원봉사의 의의와 중요성을 고취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이 자율적인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친절의식을 가져 관광객 유인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오늘 제시된 대양한 대응방안의 현실적인 추진력을 위해서는 이를 종합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서해안의 관광발전 대안 마련을 위해 오늘 심포지엄을 정례화했으면 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국제심포지엄으로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박윤근 충남도 문화관광국장=우선 오늘 자리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 주제발표를 통해 충남도와 6개 시군의 여러 과제가 지적됐다.
특히 생태관광이나 환경관광 등의 상품을 발굴해 도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친근하고 재미있는 관광지를 형성하는 단기적인 과제에서 시·군과 관광 관련 민·관·학·연이 연계한 거버넌스적 관광객 유치노력에 이르기까지 전 주민들과 국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야 하겠다.
올 여름 성수기가 서해안 관광활성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만큼 각 해수욕장의 수용태세 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 뿐만 아니라 오늘 심포지엄이 태안 지역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서해안 연안관광과 나아가 한·중 연안지역의 관광교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논의의 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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