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에서도 보듯이 까치는 우리 한국인에게는 정겹고 반가운 대상으로 생각돼 왔으며, 아침에 까치가 울면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까치는 우리에게 길조로 여겨져 왔다. 우리 조상들은 늦가을 감을 딸 때도 까치밥으로 몇개를 일부러 남겨둘 정도로 까치에 대한 애정이 무척이나 컸다.
하지만 이렇게 정겹고 반갑기조차 했던 까치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농작물 훼손과 봄철 정전사고의 주범이 되면서 더 이상 길조가 아니게 되었다.
특히 2월에서 5월까지 산란기에는 까치둥지로 인한 정전사고를 막기 위해 연간 5만여 명의 한전 직원들이 둥지 제거 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작은 나뭇가지 하나 또는 철사토막 한 개만 전주에 올려놓아도 정전고장을 일으킬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전은 까치에 의한 정전피해를 예방하고자 공존, 구제, 철거전략 중심으로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팔랑개비, 완금텐트, 방패 등을 전주에 설치해 둥지를 못 틀게 하는 등 70여 가지가 넘는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까치로 인한 정전피해를 예방할 해결책은 없다. 까치로 인한 정전피해액은 연간 40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한전은 행정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엽사들을 동원, 까치를 포획하고 있다. 봄철만 되면 가히 전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까치구제 활동이 전국 790만개 전신주에서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쟁의 한쪽편인 한전도 까치둥지 제거나 포획 등으로 귀중한 생명들을 빼앗는 것이 그리 편하지는 않지만 정전으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과 막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악역을 맡고 있다. 까치로 인한 막대한 정전피해 예방뿐만 아니라 까치와 공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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