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나라는 무엇인가?

[나는야 논술 짱]나라는 무엇인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초등논술

  • 승인 2008-05-28 00:00
  • 신문게재 2008-05-29 12면
논제 : ‘나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그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논하시오.

[유의사항]
1. 120분 동안 작성할 것
2. 800(±100)자 분량으로 할 것
3. 관련 기사와 도서를 참고할 것
4. 자신의 경험이나 일상 생활과 관련지어 논거를 구성할 것

“을씨년스럽다.”
한 두 번쯤은 들어봤을 말일 텐데,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뜻하는 이 말의 유래를 아시나요?

이 말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치욕적으로 외교권을 강탈당하고 내정간섭까지 받게 된 을사늑약에서 나온 말입니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해가 1905년 을사년이었는데, 을사년에서 을씨년으로 변한 거랍니다. 그날 이후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에는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으며, 변해서 `을씨년스럽다`가 된 겁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런 문장으로 남아 있는 을사년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뼈아픈 고통이었고 치욕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지요.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는 말 속에 이런 슬픈 역사가 숨어있었다는 게 놀랍지 않나요?
언어에는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가 들어있습니다. 그것이 곧 그들이 살아온 삶이 만들어 준 정신과 혼이라 할 수 있지요.

여러분도 알고 있겠지만, 우리는 과거에 우리의 정신과 혼이 담긴 말과 글을 빼앗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말과 글을 공부하면 모진 고문을 당하고 감시를 당하던 때가 바로 20세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가 지금 학교에서 한글로 된 책을 읽고, 쓰고, 말하는 자연스러운 일들이, 그 시절에는 자칫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한 일이었답니다.

20세기를 넘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에게 20세기에 일어난 일 중에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지울 수 없는 두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기고 온갖 약탈과 탄압 속에서 우리의 말과 글과 얼까지 빼앗겼던 일제 강점기와 반으로 갈라선 나라에서 동족끼리 총부리를 들이댔던 6·25전쟁이지요.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면 더 이상 나라는 존재하지 않게 되고, 어제까지는 우리 나라, 우리 땅, 우리 국민으로 우리의 헌법으로, 우리의 말로, 우리의 문화로 살아가던 생활을 모두 빼앗기게 됩니다.

그 말은 더 이상 그 나라 국민으로 보호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지요.
생각해보세요. 어느 날 갑자기 옆집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오늘부터 넌 집도 없고, 엄마 아빠도 없어!, 말도 행동도 내가 하라는 데로 만 해!”라는 상황이 여러분들에게 일어난다면 어떡하겠습니까?

▲ 작곡가 홍난파
▲ 작곡가 홍난파
봉숭아

울밑에선 봉숭아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 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김형준 작사, 홍난파 작곡(1921)

「봉숭아」는 일제 강점기 이던 1920년대의 대표적인 서정가요입니다. 노래는 일제식민지통치 밑에서 모든 것이 짓밟혀 빛을 잃고 있던 조국의 암담한 현실과 우리 민족의 비참한 생활처지에서 벗어나, 조국의 광복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그 당시 이 노래를 부르면 일제에 잡혀가서 독립운동 혐의로 고문을 당하는 금지곡이었지요.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이다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죽음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 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모윤숙,「풍랑」(1951)에 실린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발췌

위의 시는 1950년에 일어난 6·25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감히 싸우다 숨진 25세의 젊은 군인의 죽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빼앗겨 밝은 햇볕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는 “울 밑에선 봉숭아” 처지였던 우리 민족은, 지금 그 분들이 목숨을 걸고 가족을 희생하면서 찾고자 했던 미래에 살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의 우리 나라, 대한민국이지요.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라고 합니다.
나라를 지킨다는 의미의 “호국”, 그 은혜에 보답한다는 “보훈” 이 두 말이 합쳐진 것이랍니다.
그 분들은 왜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지키려 했을까요?

우리 민족이 지나온 20세기를 되돌아보면서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나라”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나라가 없다면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봅시다. 또한 여러분들은 언제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구나!`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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