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봉]기후변화와 머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전태봉]기후변화와 머슴

[시론]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

  • 승인 2008-05-28 00:00
  • 신문게재 2008-05-29 21면
  • 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
▲ 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
▲ 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
요사이 머슴론이 한창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니 잘 섬기라는 말이다. 영어에도 공무원을 ‘civil servant’로 쓰고 있는 등 외국에서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각각의 집에도 머슴이 있고 이를 혹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집에 머슴이라니, 무슨 재벌집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웬만한 집에는 옛날로 치면 머슴 6명을 거느리고 있다. 항시 뜨거운 물이 나오고 집이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어디 가고 싶으면 편안히 앉아 있으면 된다(물론 약간의 손, 발동작이 필요하지만). 물 긷는 머슴, 물 데우는 머슴, 마차 등이 항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머슴의 새경은 물론 에너지다. 에너지가 있어야 이 머슴들이 움직이는데 문제는 이 머슴들을 너무 혹사하고 있는 것이다. 집이 약간만 더워도 에어컨 머슴을 들볶고 약간만 추워도 보일러 머슴을 들볶는다.

약간의 거리를 가려해도 말 100마리 이상이 끄는 마차를 이용한다. 물론 머슴을 두었으니 부리는 것은 당연한데 너무 혹사하고 있으니 새경은 새경대로 많이 들어가고 머슴은 볼이 부어있다. 불만이 잔뜩 쌓인 머슴이 심통을 부리는 것이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그에 따른 세계 곳곳의 재앙이다. 산업혁명이래로 쌓여온 불만이 이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 4계절의 구분이 뚜렷하여 철이 바뀔 때마다 개성있는 색깔과 자태로 자신을 한껏 드러내던 계절들이 몇 해 전부터 봄인가 하면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고 무덥고 긴 여름에 힘을 빼앗긴 가을이 이내 자리를 겨울에 내어 주는 이변이 반복되고 있다.

다만, 자연적 변화가 아니라 인간 활동에 의해 인위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또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사실이 문제일 뿐이다. 폭발적인 인구의 증가와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지구 생태계가 감당할 수 없는 지나친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CO2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의 생활이 너무 편리해졌고 또 이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머슴을 잘 부리고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머슴을 없앨 수는 또 없는 것이다.

현대인이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가. 재생에너지에 그 답이 있다. 태양에너지, 풍력, 조력, 지열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새경은 주되 다른 방법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독일이 가장 앞서가고 있는데 1998년 에너지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2%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6%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 현재 2.1%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율을 2012년까지 5%로 끌어올리기 위해 9조 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근래의 유가 상승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또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CO2를 줄여야 할 것이다. 이에는 숲만한 것이 없다. 소나무 한그루가 연간 CO2 11kg을 흡수하며 4명이 마실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한다고 한다. 현재 전세계 숲이 흡수할 수 있는 CO2의 추정치는 연간 40억t으로 총배출량 88억t의 절반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숲이 점점 사라져 가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전세계의 열대림은 매년 1000~1500만ha씩 (한반도 2210만ha)감소하고 있다. 벌목을 늦추는 국제협력이 요구된다.

에너지사업자도 아니고 임업을 하지 않는 평범한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할까.
에너지절약을 해야 할 것이다. 머슴을 덜 부려 새경을 줄여야한다. 우리의 머슴은 착하게도 부릴 때에만 새경을 주어도 된다. 부리지 않으면 일년 열두달 새경은커녕 밥 달란 소리도 안한다. 그러나 조금만 부려도 새경을 달란다. 우선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 좀 춥게, 좀 덮게 살고 절전형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자동차를 덜 사용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자. 새경도 점점 오르고 있는 이때 머슴 좀 혹사하지 말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