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으로 들어간 소녀=위안부의 삶을 섬세히 그려낸 다큐멘터리 에세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 1997년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강덕경(1929년생) 할머니의 한 영정 사진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일생동안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전국을 떠돌며 살아온 위안부 강덕경 할머니의 유령 같은 삶을 추적해가는 이야기이다. 위안부 할머니에 관한 다큐멘터리 에세이다.
이 책은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 버린 한 위안부 소녀의 삶을 섬세한 언어로 따라나간다. 저자는 강덕경 할머니가 남겨 놓은 〈빼앗긴 순정〉,〈마츠시로 위안소〉,〈악몽〉,〈그리움〉,〈책임자를 처벌하라〉,〈새가 되어〉 등의 그림들을 한 장씩 묘사해가면서 ‘성노예`로서 당시 15세 소녀가 느꼈을 생생한 공포와 수치, 상실된 소녀의 꿈, 인간의 삶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감각적 시어(詩語)로 전달하고 있다.
책에는 강덕경 할머니의 그림을 매개로, 위안부의 삶을 섬세히 그려내고 있어 위안부 문제에 귀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멘토press/배홍진/224쪽/ 1만 원
생물.문화인류학적 분석 性을 말하다
▲X염색체의 복수=생물학과 문화인류학을 넘나들며 남녀 관계를 다시 논한 책. 이 책은 기존의 페미니즘 도서와는 달리 공허한 이론적 주장을 부르짖지 않고 철저한 생물학, 문화인류학적 분석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진정한 관계를 파헤친다.
또한 우리 뇌에 각인된 문화적 편견을 규명하여 어느 한쪽의 지배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건전한 남녀 관계를 제시한다. 인간의 성을 결정하는 유전자 중 X염색체와 Y염색체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역사 속에서의 남녀의 비중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X 염색체의 능력을 이용해 농경사회 이후 진행되어 온 남성 지배 사회를 보이지 않게 조종해왔으며 현재는 남녀 권력 관계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면서 이제껏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문화적 편견을 규명하여 남·녀 어느 한쪽의 지배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건전한 남녀 관계를 정립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기린원/올리비에 포스텔 비네이 지음, 이화숙 옮김/464쪽/2만2000원
미술을 통해 읽는 패션 이야기
▲샤넬, 미술관에 가다= 미술을 통해 읽는 패션 이야기. 가장 필수적인 의식주의 중의 하나였던 의(衣). 단순히 몸을 보호하는 옷의 원론적인 의미를 넘어서 과거에는 신분, 지금은 자신의 개성 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더 크게는 나의 삶을 이야기를 담거나 생각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광범위한 의미로 쓰이는 패션을 미술 속에서 살펴보고 작품에 표현된 패션을 통해 역사는 물론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알아본다.
미술사에 나타난 패션은 감춤과 드러냄으로 은밀한 욕망을 표현하기도 하고, 허위와 과장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옷은 우리가 기대어 사는 일종의 은유이다. 이 책은 삶을 이야기 하되 옷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 패션의 작은 디테일이 그림 전체의 의미를 설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쓰면서도 복식사와 미술사의 상식을 곁들어 깊이 있게 다룬 글은 화려한 색감의 그림들과 함께 조화로운 코디네이션을 이룬다. 저자의 친절한 용어 설명과 책에 수록된 패션 사진들은 패션과 미술을 입체적으로 이해해주기에 충분하다. 미술문화/김홍기/336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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