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열린 ‘H2O 페스티벌`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1차 회의에는 과학관련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과 달리 국예총대전시연합회(이하 대전예총) 회장을 비롯한 대전예총 소속 협회장들이 대부분 불참했다.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대전예총이 대전시에 불만을 공식화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집단 반발`로 까지 확대 해석되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밭문화제는 ▲화합축제 ▲선비축제 ▲예술축제 라는 3개 테마속에 33개 민족예술행사와 공연으로 진행됐으나 개선안 ‘H2O 페스티벌`에는 ‘물로 즐기는 과학축제를 지향, 지역 예술단체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시 지원금 3억원을 받아 대전예총에서 소속 협회들에게 나눠주기 식으로 예산 집행됐던 것과 달리 별도의 추진위가 맡게 됨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개선안 확정까지 진행과정=한밭문화제는 지난 1983년부터 2006년까지 24회 개최되는 동안 시민화합 · 애향심 고취 · 전통예술 계승발전 등의 취지로 열렸으나 도시가 광역화되고 시민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매년 비슷한 내용의 식상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문화관광체육부가 선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서 모호한 주제와 백화점식 행사 나열 등으로 지적받아 탈락되기도 했다.
대전시는 대대적인 변화를 위해 지난해 휴식년을 갖는 결정을 하고 개선추진위 회의, 시민 공청회, 전문가 간담회 등을 15 차례에 걸쳐 지난 1월 개최된 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를 통해 한밭문화제 개선안으로 ‘H2O 페스티벌`을 내놓았다.
지난해 개선추진위와 달리 이번 새로 구성된 추진위에는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KAIST, 한국수자원공사, 시 관광협회 등의 유관 기관 관계자 참여와 순수예술 기획 전문가 사무국장영입을 통해 균형감각을 맞추려고 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또 문화관광체육부 내 축제평가위원 출신 지역 교수들을 추진위 위원으로 위촉, 문화관광축제 선정 탈락의 불명예를 씻어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문축제로 힘을 합해야=그동안 한밭문화제가 시민 화합형 축제의 성격을 갖추며 종합예술축제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든 문화 예술단체의 공연 및 전시 기회역할을 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중진 문화계 인사는 “각 예술단체들이 그동안 한밭문화제를 통해 경연대회 및 전시회를 통해 실력을 뽐내고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장이 됐던 것을 감안하면 개선안 ‘H2O 페스티벌`에는 예술계 참여 통로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제가 명확한 전문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대전예총만 독식하던 시대에서 여러 개의 지역예술단체들이 생긴 시점에서 나눠먹기식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예술계 한 인사는 “대전예총회장의 불참은 추진위 회의 전에 주변 관계자들에게 통보했다”며 “축제관련 사항보다는 대전예술단체총연합회(이하 대전예술총련)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시에 대한 불만이 원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추진위 황하연 사무국장은 “한밭문화제가 24년동안 개최되면서 가장 문제가 됐던 무분별한 백화점식 예술행사가 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며 “ 물(H2O)을 부각시킬 수 있는 문화 예술 공연과 행사들을 적극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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