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기름유출 사고 피해가 완벽하게 복구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데다 일부 어민들이 본격적인 조업재개를 앞두고 선박운영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
이는 다름 아닌 유류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단체관광버스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자원봉사자 수의 감소와 조업을 앞둔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태안군청 방제종합상황실에 따르면 기름유출사고 이후 전 국민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급한 불`은 꺼졌지만 구례포나 구름포 등 일부 해안에는 아직까지 봉사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자원봉사자들이 우선 배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 24일 자원봉사에 나섰던 청소년 1800여명이 버스계약 취소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대형버스로 이곳을 찾는 단체 자원봉사자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실제로 27일 자원봉사자 수는 6개 팀 520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은 피해복구 진척에 따른 자원봉사자의 자연감소로도 비춰지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아직 자원봉사가 절실한 지역이 많은 가운데 자원봉사 발길이 끊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민 이 모(53)씨는 “기름사고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데 기름(경유)이 자원봉사의 발목까지 잡아서 되겠느냐”며 “기름 값을 낮출 수 없다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지원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 뿐만 아니라 어업용 면세유의 가격 역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라 사고 이후 조업을 재개했거나 준비 중인 항·포구 어민들의 이중고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굴 양식시설 철거가 한창인 의항의 경우 26일부터 조업에 들어갔지만 27일에는 1척의 안강망 어선만이 조업에 나섰으며, 주민들도 면세유 가격 인상에 잔뜩 겁을 먹은 눈치다.
한 주민은 “피해가 복구된다 하더라도 큰 배들이나 나가지 작은 배들은 나가지도 못할 형편”이라며 “아직은 방제작업으로 인해 겉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되면 유류비 인상에 따른 어민들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귀띰했다.
어민 김 모(55)씨도 “작은 배는 하루 조업을 나가면 70만원도 못 벌 경우가 많은데 기름 값만 40만 원이 들어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것도 없다”며 “사고 이후 어획량도 많지 않은데 나가서 뭣 하겠냐는 분위기”라고 귀띰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청 관계자는 “현재 하루 4~500척의 배가 조업을 나가고 있지만 이들 마저도 유류비 압박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20억 원의 유류비 지원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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