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운 (사)국제휴먼클럽 총재.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사장 |
사람은 빵만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다.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사랑을 먹어야 활기가 넘치고 삶의 보람을 느낀다. 이 세상에 내가 사랑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나를 사랑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이 찾아와 사막의 모래바람이 가슴 속으로 불어 들어올 때 고독과 절망에 빠진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이 외로움이다. 살다보면 원하지 않은 고통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때가 있다. 황량한 절망의 벌판에서 신음과 절규가 터져 나올 때가 있다. 이럴 때 세상을 견디게 하는 큰 힘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랑의 힘이다. 사람은 누구를 사랑하는 동시에 누구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사랑은 인간의 주성분이다. 행복이란 사랑의 충만이며, 불행이란 사랑의 고갈이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사랑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죽는다. 사랑 때문에 기뻐하고, 사랑 때문에 슬퍼한다.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사랑 때문에 흐느낀다. 사랑을 하면 우리의 전 존재가 새롭게 태어난다. 감정이 살아나고, 온몸의 감각이 살아난다. 사랑을 하면 감춰진 사랑의 언어가 살아난다. 플라톤의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
사랑을 하면 사랑하는 대상에게 언제나 지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져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이기는 법이 없다. 사랑하면 참는다. 사랑하는 것만큼 참는다. 사랑한다는 것은 살린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하는 대상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다. 보상을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 주는 것이다. 주면서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것이 사랑이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보낼 때,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평화롭고 밝아진다. 나는 없고 너만 있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전등이 아니라 촛불과 같다. 전등은 가꾸지 않아도 되지만 촛불은 가꾸지 않으면 쉽게 꺼지고 만다.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정채봉 시인은 ‘촛불’이란 시에서 사랑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사랑은 전등이 아니다 / 사랑은 촛불이다 / 바람타는 촛불처럼 / 헛눈을 팔면 사랑은 사라진다.” 사랑은 매순간 가꾸어야 할 촛불과 같아서 잠시 딴눈을 팔면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 촛불을 가꾸듯 사랑을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
참된 행복은 서로 사랑하되, 목숨을 내어 줄 정도의 지극함으로 하고 지배하려 하지 말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데서 찾아온다. 나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이기적 목적으로 상대방의 인생을 조정하고 통제하려는 것은 참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참사랑이다. 머리에서 나오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영혼이 담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어야 한다. 가슴으로 전달되는 사랑만이 지워지지 않는 감동으로 남을 수가 있다.
우리는 황폐한 사막 같은 세상에 생명의 풀이 돋아나고 행복이라는 노랫소리가 울려퍼질 때까지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사랑해야 한다. 따스한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고 얼어붙은 찬 가슴을 사랑으로 품어줌으로 해서, 모든 사람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남는 새벽하늘의 푸른 별빛은 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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