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5일 강도에게 목숨을 잃은 고행숙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 「달빛을 건너간 새」(해드림출판사)가 지인들의 도움으로 출간돼 다시 한 번 주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서구 탄방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고행숙 시인은 이날 새벽 손님으로 가장한 두 명의 강도에 의해 운명을 달리했다. 강도에게 빼앗긴 돈은 단돈 2만 원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줬다.
고(故) 고행숙 시인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고인이 평소 갈망하던 첫 시집을 발간키로 하고 유고시집 편찬위원회(추모카페 http://cafe.naver.com/sug1216.cafe)를 조직 이번 시집이 빛을 보게 됐다. 가족과 지인들은 지난 24일 탄반동 모 음식점에서 조촐한 시집 출판기념회를 갖고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 마흔 다섯인 시인은 생전 자신의 작품을 펴내는 글과 함께 책 형태로 제본해 보관할 만큼 첫 시집 출간에 대한 소망을 간직해왔다.
미리 써둔 펴내는 글에서 시인은 ‘…살아오던 내내 가슴 속에 바다를 담아두고 흐르는 세월을 따라 무작정 걸어왔던 내 삶,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언제나 웃음으로 치장하며 지내왔던 그 많은 날 때문에 아주 가끔 발걸음이 흔들려왔음을 고백하며 세월 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날들, 그리움과 기다림의 날들, 잃어버린 내 발자국들, 아프고 외로웠던 날들이 수액처럼 고인 시(詩)들을 부끄럽게 내어놓으며…`라고 적어놓아 웃음으로 치장한 자신의 아픈 삶이 시로 응축되었음을 내비치고 있다.
고(故고)행숙 시인은 문학저널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후 현대시문학에서도 추천 완료를 받았다. 2005년에는 대전 여성시 공모전에 당선됐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고 현대시문학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공저로는 ‘내 앞에 열린 아침 1·2`와 ‘여덟 발가락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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