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조]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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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한다.

[교육단상]김영조 천안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08-05-27 00:00
  • 신문게재 2008-05-28 20면
  • 김영조 천안교육청 장학사김영조 천안교육청 장학사
▲ 김영조 천안교육청 장학사
▲ 김영조 천안교육청 장학사
천안시내의 모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따로 약속이 있었던 터라 정해진 장소로 가기위해 교문을 나섰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데 한 아주머니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듯한 학생의 손을 잡고 바쁘게 오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과 어른들은 보행자 신호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차가 오지 않자 아이의 손을 이끌고 용감하게 길을 건너려고 했다. 그러자 그 어린 학생이 ‘엄마, 지금 빨간 불인데 건너면 안되잖아. 선생님께서도 초록불이 들어오면 건너라고 하셨어.`라고 말을 하자 그 용감한 아주머니는 ‘괜찮아, 차도 안오는데, 엄마랑 같이 가면 괜찮아`라고 말을 하면서 아이를 잡아 끌어 길을 건넜다.

어린 학생들에게 부모는 곧 우상이요 모델이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말처럼 부모의 일거수 일투족은 자녀들의 관심과 관찰 대상이다.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 일하는 방법, 습관, 사고방식,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등 부모의 모든 유무 형의 것은 곧바로 아이에게 투사되어 그들만의 자아상을 만들어가는 바탕이 된다.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가르친 교통질서나 공중도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함에도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모가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한다면 아이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일상적인 면을 들여다 보자. 자녀에게는 TV를 보지말고 게임도 하지말고 공부해라, 독서해라 하면서 부모들은 연속극에 빠져있는 경우는 없는지, 혹은 온라인 게임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자녀와의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거나 자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무시하지는 않는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의 부정적인 면을 말하지는 않는지. 내 자녀가 귀엽다고 물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는 부모는 아닌지. 등등

옛말에 궁하면 통한다(窮卽通)는 말이 있다. 그러나 막연하게 궁하다고 해서 통할리는 만무하다. 즉 부모가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인격 형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른다면 자녀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주역에서는 원래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 구즉생(久卽生)이라 하였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도록 지속되고, 오래도록 지속되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바른 인성함양을 위하여 궁한 것이 있다면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 자녀의 입장에서 또는 올바른 가치관 또는 자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 부모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찾아서 실천해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 다양성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정체성을 찾기란 쉽지가 않겠지만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자녀에게 무엇을 `해라`라고 말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고, 지시하기 보다는 설명을 곁들인 의견을 묻는 대화를 시도해 보자. 가정이 가장 따스하고 가장 편안한 쉼터요, 공부방이요, 인생의 모범적인 장이 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변해보자.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나부터 변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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