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교수 |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3개월 즈음,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CEO 리더십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성장위주 경제 시스템 하에서는 기업의 이윤 추구가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에 진행 과정보다는 성과가 중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치열해지며 급변하는 국제여건 하에서 요구되는 CEO리더십은 기존의 리더십과 달라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스턴회장은 급변하는 무한경쟁에서의 4가지 CEO 리더십 항목으로 조직구성원의 참여유도,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능력, 조직의 관심인 도전요소, 도전요소에 대한 적응과 대응을 꼽았다. 즉, 성공적인 리더십이란 기업 구성원들의 기업 목표와 기업방침의 이해와 참여를 유도하며 급변하는 경쟁에 도전하며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국가를 기업으로 본다면 중대한 국가 사안에 대한 조직구성원인 국민 참여유도와 진정한 국민의 의견을 인지하는 능력은 리더십에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조직구성원인 국민의 참여유도와 민의를 수렴하지 못하고 국가경영지침을 무조건 따르라는 밀어붙이기식의 방식은 더 이상 CEO 리더십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불거졌던 쇠고기협상은 국민여론에 밀려 미국산 쇠고기 검역주권에 대한 추가 협의 명문화가 이루어졌고, 쇠고기협상과 FTA비준촉구와 관련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등 일련의 후속 조치가 취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해명과 사과가 아니라는 일부 지적과 함께 광우병파동으로 인한 민심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것은 국민여론을 존중한 사전 의견수렴이나 설득을 통한 동의가 아닌 사후조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도 경제살리기와 지방발전차원의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생태계파괴와 실효성에 대한 부정적인 반대여론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에 밀려 대운하 추진 대신 4대강 정비계획으로 축소하여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4대강 추진계획은 대운하 사업이 준설, 하상정비, 수질개선 등 축소된 것처럼 포장되었을 뿐 내용은 비슷해 보인다. 정부는 국민의 여론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CEO와 한 나라의 대통령의 위상과 리더십 스타일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업 CEO가 성공적인 회사경영 추구를 위해 기업 조직 구성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기업발전을 꾀하는 것과 한 나라의 리더인 대통령이 국민들의 의견을 주의 깊게 받아들여 국민을 이롭게 하고 국가 발전을 이루어야 함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출범초기인 현 정부는 앞으로 추진해야할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관계자들은 진정한 CEO 리더십의 항목인 조직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유도와 진정한 국민 의견을 인지하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 처해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는 국가경제를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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