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축제 뒤 어둠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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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축제 뒤 어둠 속에서

[중도춘추]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 승인 2008-05-22 00:00
  • 신문게재 2008-05-23 20면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축제의 꽃은 역시 불꽃놀이이다. 밤하늘을 꽃으로 수놓는 그 순간에는 누구나 경탄의 소리를 내뱉는다. 그리고 찾아오는 어둠. 그 어둠 속에서 축제를 결산한다. 축제는 일상의 벽을 깨뜨리며 무목적의 놀이를 펼치는 공간이다. 어찌 보면 순전히 낭비인 듯이 보이지만 거기에도 또 다른 생산 과정이 있다.

부와 노동력의 소비와 산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질량보존의 법칙이 있듯이 사회적 현상에도 동일한 법칙이, 생산성 보존의 법칙이 작용된다고 느껴진다. 화려한 오페라 한편이 무대에 오르면 거기에 으기까지 전 과정에서 각양각색의 생산이 이뤄지고 소비된다. 축제가 중요한 산업의 일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전의 일 년이 지나가는 동안 크고 작은 축제가 펼쳐진다. 올 3번째 치러진 대전 시민연극축전은 그 중에서도 제법 큰 축제이다. 7일부터 10일 간 진행되는 이 축제의 목표는 이 기간 중에 대전 연극이 보유하고 있는 좋은 연극 작품을 시민들에게 동시 다발로 제공하여 적은 비용으로 충분히 비교하고 음미하며 즐기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올해는 모두 13편의 작품과 1개위 향장전시회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 중에 절반이 뮤지컬 공연이거나 관련 행사였다.

축제를 이끄는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야외공연과 관련된 자연조건이었다. 공식적인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계절에 비해 일찍 찾아온 더위에 어리둥절했을 시민들은 막상 축제가 시작되는 날부터 비가 예고되고 그 일주일 동안 예년 보다 한층 싸늘한 5월의 밤하늘 아래에서 축제 야외공연을 즐겨야했다. 주최 측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으나 관객들은 그 조건 속에서도 늠름하게 공연을 즐기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시민들이 서서히 축제문화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대 대도시에 축제는 불가분의 요소이다. 그래서 대전시도 각 부문의 전문축제를 육성하려는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제 대전시에서 이뤄지는 연중 축제의 시간표를 확실히 해서 내실을 다질 때가 온 듯싶다.

축제를 진행하며 안타까운 점은 홍보와 경비의 효율성 저하이다. 매 축제마다 개별 홍보를 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고 시절 문제도 비슷하다. 금년 시민연극축전의 경우도 전체 예산 중 야외 설비에 거의 40%, 홍보에 15%가 소요되고 공연활동에 가용된 예산은 최소화 되어 어찌 보면 축제가 공연예술가를 착취하는 장이 되어 버린 듯하다. 예술인들의 열정과 헌신이 없으면 축제가 불가능한 지경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언제까지나 이런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떤 공통 투자 방식이 이뤄질 필요가 있을 터인데, 이제는 야외 공연 명소로 자리 잡은 시립미술관 분수대 주변의 시설 투자나 변경을 생각해볼 시점이다.

축제는 시간을 먹고 성장하는 꿈나무이다. 쉽게 이름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 중요한 대전 공연축제인 스프링 페스티벌의 변화를 논의 중인 모양인데, 5년의 시간을 먹으며 자라고 있는 이 축제의 전체 모양을 어그러뜨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축제가 지난 어둠 속에서 허무를 들이키며 되뇌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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