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밭대 응용화학생명공학부 교수 및 학생 80여명은 21일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 일대에서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
한밭대학교 응용화학생명공학부 학생과 교수진 80여명은 21일 오전 7시 기름유출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 태안의 방제현장으로 향했다. 학생들은 언론을 통해 태안의 검은 재앙이 상당 부분 걷혔다는 소식을 접했고 특히 이날부터 학교축제가 시작된 터라, 다소 들뜬 마음으로 현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이 찾은 곳은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 방제현장. 그러나 언론보도와 달리 직접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하고는 예상보다 심각했다고 느꼈는 지 표정이 심각해졌다.
마을 어귀에 접어들자마자 삼성중공업을 비난하는 다소 자극적인 현수막을 접하면서,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으로 접한 방제복과 장화를 착용하고 주어진 시간동안 방제활동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작업장과 가까워질수록 코끝을 찌르는 기름 냄새는 더욱 심해져만 갔다.
구름포 해변 앞쪽을 지나며 이미 이곳을 찾은 자원봉사자의 땀과 헌신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위산을 하나 넘어서자 이들에게 배정된 작업장이 눈에 들어왔다.
삼삼오오 모여 바위틈을 중심으로 잔존하는 기름때 제거작업을 시작했다.
학과의 특성상 여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날씨가 풀리면서 찌들은 기름때를 제거하는데 다소 힘이 부쳐 보였다.
만조시간이 오후 2시 이전이라는 소식을 접하자, 이들의 손놀림은 남성 못지않게 빠르고 거세졌다.
최근 자원봉사 인원이 100여명 안팎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이날 보여준 열정은 태안 주민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사랑(22·학부 2년) 학생은 “여전히 곳곳에 잔존하고 있는 기름때를 보고 순간 놀랐다생각보다 잘 안 닦여 답답했지만, 사고 초기 기름을 바가지로 퍼냈다는 얘기를 듣고 주어진 시간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양은 이어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대천으로 MT를 다녀왔는데, 올 가을에는 태안지역으로 MT를 다녀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생명과 환경을 다루는 학생으로서 주어진 학문연구에 매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했다./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