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선]한국의 에너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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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선]한국의 에너지 미래

[사이언스칼럼]노태선 한국전력기술(주) 원자로설계사업본부장

  • 승인 2008-05-19 00:00
  • 신문게재 2008-05-20 21면
  • 노태선 한국전력기술(주)  원자로설계사업본부장노태선 한국전력기술(주) 원자로설계사업본부장
▲ 노태선 한국전력기술(주)  원자로설계사업본부장
▲ 노태선 한국전력기술(주) 원자로설계사업본부장
영화 ‘넥스트’(Next)에는 2분 후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전부터 사람은 거북이 등을 태워 길흉화복의 점을 치거나 주역의 쾌를 풀어 운명을 예지하고자 하였다. 사람의 예측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래학자들은 신기술과 과학이 몰고 올 다양한 미래상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중 몇 퍼센트나 실현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는 대부분 들어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미래를 예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의 수많은 변수가 상호 충돌하여 예기치 않은 변화를 불러 오는 게 미래의 속성인지라, 항상 예언을 무색하게 만들 잠재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변수의 잠재력에 대한 해석과 예측이 변화의 역동성을 미처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요즘 한국인은 중국의 부상, 청년 실업난과 인구 고령화로 경제가 순항할 지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물살이 흐르듯 미래의 징조가 다른 방향에서 감지될 수 있다. 최근 석유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옥수수, 밀의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며 철강, 우라늄, 천연가스를 확보하려는 자원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구팽창과 자원의 고갈,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수요, 기후와 환경 보존의 문제가 이와 맞물려 게임의 법칙이 달라지는 양상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에너지와 환경이 한 국가의 자유와 재량에 묶인 지역적 단위였지만, 최근에는 지구촌이 차츰 좁아지고 상호 의존도와 간섭이 국제화되는 경험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연료와 식량, 원자재는 앞으로 치열한 경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또 기후와 환경을 저해하는 물질 사용에는 엄청난 반대급부가 예상된다. 대안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활용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세 도입, 탄소배출권 거래 확대가 목전의 현실로 다가와 변화의 조짐이 갈수록 거세져 가고 있다.

다행히 불확실한 미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선택권이 넓다. 태양력과 풍력은 거대 도시와 산업단지, 초고층 빌딩이 늘어나는 미래사회에서 대량의 에너지원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지역적 단위의 자립형 에너지 소비 체계에는 적합하다. 생물자원과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연구도 화석연료 대체재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의 제한에도 자유롭고 대량의 값싼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전 발전량을 갖추고, 국내 전력 생산량의 40% 이상을 원자력이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국내 기술진은 지난 30년간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차곡차곡 쌓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왔다. 특히 한국은 원전 건설을 국내에서 오랫동안 중단한 미국과 달리, 지속적인 원전 설계와 건설 노하우를 축적했다.

향후에는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5번째 원전 수출국이 되기 위한 노력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미래의 차세대 원전은 고온고압의 폐쇄형 원자로로 석유를 대체할 연료로 수소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또 꿈의 에너지라는 핵융합 연구도 한창이다. 이런 대안과 변수에 눈을 뜨고 차분히 대처해 나간다면 미래에 또 다른 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이같은 모습 속에서 나는 한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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