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지방공무원 감축방식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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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지방공무원 감축방식 문제 있다

[시사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승인 2008-05-19 00:00
  • 신문게재 2008-05-20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요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 감축안 마련과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자체적으로 지자체의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각 지자체마다 3~5%의 공무원 감축을 권고했다. 행안부는 공무원감축의 권고이유로 “지난 5년간 지자체의 특성에 관계없이 과거사 정리 전담인력 등 중앙정부의 필요에 따라 늘어난 인력이 1만1776명에 달하고, 특히 인구가 줄어든 152개 지자체 가운데 149곳에서 공무원 정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조직을 재정비해 비효율적인 예산을 감축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이번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바다. 그런데 문제는 방법론이다. 행안부의 주장은 자신들의 기준에 맞게 자치단체가 공무원정원을 감축하면 지방교부세를 통하여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 생각에는 양적인 접근 보다는 질적인 접근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보기로 하겠다.

먼저 우리나라의 공무원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정말 지방정부의 공무원 규모가 많은 것인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기준으로 OECD국가별 인구대비 공무원 비율에서 1.8%로 이명박 정부가 따르고 싶어 하는 미국(7.5%)의 3분의 1수준이며, 일본(3.5%), 영국(6.5%), 스웨덴(11.9%), 덴마크(13.3%) 등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공무원 규모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공무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주민만족도이다.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역대정부와 비교 평가해보고 정원감축을 결정했는지 묻고 싶다.

공무원 인건비를 아껴서 그 돈으로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뜻은 십분 이해하지만, 이번 정책으로 오히려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지역사회가 경직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실제 각 지자체의 공무원감축 대응책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 핵심은 비정규직 감축, 일반직의 소방직으로 전환, 퇴직에 의한 자연감축을 유지하기 위한 신규채용 감축 및 포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무능공무원 퇴출과 효율적인 조직운영이라는 근본 취지보다는 중앙정부의 지방 길들이기와 철밥통 정규직공무원들의 상대적 안위만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이번 일로 대민행정서비스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부족으로 서민들과 직접관련이 있는 사회복지부문의 서비스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분명 제대로 된 구조조정은 원칙과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올바른 지방정부의 인사관리(감축관리)를 위해서는 첫째, 왜 감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위해 현 지방정부 공무원의 규모가 적정한지에 대한 비교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어떻게 감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위해서는 원칙을 세워야 하며, 그 원칙에는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에 대한 퇴출과 젊고 참신한 인재의 안정적인 충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전공무원들이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의 구축과 이를 통한 엄격한 퇴출후보 선정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공무원상의 정립을 위한 지방공무원의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안위를 걱정한다면, 지금과 같은 꼼수 정책보다는 큰 그림의 지역균형발전정책과 과감한 지방분권정책을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몇 푼의 생색내기용 중앙지원보다는 지방을 인정하고 자율성을 보장할 때 보다 강해질 것이다. 진정 지방이 바라는 것은 “지방에 세원을! 지방에 권한을! 그리고 지방에 인재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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