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훈]음악의 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병훈]음악의 길

[문화초대석]김병훈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

  • 승인 2008-05-18 00:00
  • 신문게재 2008-05-19 20면
  • 김병훈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김병훈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
▲ 김병훈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
▲ 김병훈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
옛글에 성(聲)만을 알고 음(音)을 모르는 자는 금수와 같고 음만을 알고 악(樂)을 모르는 자는 서민대중 이고 오직 군자라야 악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쉽고 간단히 말해서 성은 자연의 소리이고 음은 기물에 까지 적용된 제도화된 소리이고 악이란 소리로써 조화를 체득한 것을 말한다. 고대의 악은 하늘을 본떠서 만든 춤추며 노래하는 것으로서, 땅을 본떠서 제정한 예(禮)와 짝을 이루었다. 이것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닫고 실천하는 품격있는 생활상을 제시한다.

오늘날 음악은 어떠하며 어느 길(道)로 가고있는 것일까. 음악은 인간의 맥박이고 숨결이기 때문에 삶의 변화와 같이한다. 때로는 음악이 삶을 이끌어 가기도 하고 거꾸로 삶이 음악에 투영되기도 한다. 음악이 단순한 것 명료한 것으로부터 복잡하고 미묘한것 까지 변화되는 것 역시 인간의 성장과 함께 사회적 역할의 확대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 다양한 음악은 인간의 근원적 감각에서부터 고차원적 심미에 이르기까지 즉시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모든 소리의 파동은 생물의 생명활동에 맞닿는다는 사실이다.

음악의 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본다. 하나는 개인적 측면에서 왜 자신을 고상하고 품위있고 덕망 높은 인격자로 승화시켜야 하느냐는 것이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어떻게 사회적 기능을 다 하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에 한 개인이 완전한 독립체여서 다른 생명체와 관련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면 그 사람이 마치 금수와 같든 소인배이든 군자적 풍모를 지녔든 어떠한 관심도 기울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쁜 음악을 듣고 심신을 파괴하든 좋은 음악을 듣고 생명력을 고양시키든 다른 생명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개인이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로 연결된 하나의 생명계에 존재하는 일부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바른 음악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음악은 바른 길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음악의 진정한 본질을 애써 외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감각적 음향과 지나치게 큰 음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그와 같은 과도한 반복적인 행위가 정신적 혼란과 신체적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비정상적 사회환경이다. 지금 사회의 보편적 관심은 무엇보다도 경제적 가치이다.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통한 미적 정서적 효용성 보다는 형식상 화려하고 큰 규모를 통한 감각적 효율성이 우선한다. 적정 계층을 위한 전문적 프로그램 구성 보다는 다중을 위한 흥행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이다.

이것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 다중이 동일시 되고 획일화된 다중은 사회성 결핍으로 이어진다. 매사에 진중한 판단 보다는 즉흥적이고 충동적 이다. 종국에는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 부조화에 떨어진다.

세상은 항상 살아 움직인다. 새 시대를 이끌어갈 길을 음악에서 찾아보자 옛글의 뜻을 깊이 성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