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재 평송청소년수련원 원장 |
한미FTA에 찬성입장을 가진 이들은 세계화의 흐름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교역확대, 수출증대, 투자확대, 제도선진화의 측면에서 협상력을 높여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한미FTA를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은 농업과 서비스 분야, 나아가 제조업에서도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제 분야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며 급기야 우리 경제가 미국에게 불리하게 예속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번 대통령의 방미선물로 쇠고기 수입완화가 타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축산농가를 다시 긴장시키고 있다.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생의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는 아직 FTA의 폐해를 철저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협상 한편으로 시장개방과 무역자유화가 결코 가난을 해결하거나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진행되어 온 FT(Fair Trade, 공정무역)운동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군데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한국YMCA는 공정무역운동의 하나로 동티모르 평화의 커피(Peace Coffee)판매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인도네시아군의 식민지 점령과 민병대의 만행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학살당하고 건물의 90%가 파괴된 상태에서도 2002년 마침내 독립의 꿈을 이룬 동티모르 땅에는 400년 전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재배하던 커피가 야생의 상태로 산에서 자라고 있으며, 이 커피는 품종개량, 유전자 조작 없이 400년 동안 산속에서 자라며 원종커피의 맛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동티모르의 커피농사는 어린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깊은 산속 야생 커피나무를 타고 올라가 콧노래에 맞춰 온종일 커피열매를 채집하는 수준이며 외국으로 수출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작물은 그야말로 커피농사가 유일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다국적 커피회사들은 동티모르 사람들의 그 아름답고 순수한 얼굴을 마케팅에만 이용할 뿐 선진국 커피소비가격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값에 커피콩을 수입해 가고 있다.
한국YMCA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투명한 직거래와 이로 인한 동티모르 커피의 적정한 가격보상을 꾀하고 있다. 이제는 제법 알려져 모 방송사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선한 소비의 사례로 기획 보도된 바 있다. 이젠 커피 뿐만 아니라 YMCA 네트워크를 통해 동남아 각국의 생산품들을 공정무역 차원에서 보급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5~13일까지 태국 치앙마이에서 진행된 대전YMCA-평송수련원 청소년 국제캠프에서도 청소년들이 경제교육을 받고 체험하고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Y-development Company Ltd.를 방문했다.
가난이 해결되고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은 거래가 성립되고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에 종사하며 일상의 삶을 사는 국민들이 행복을 느끼고 웃음을 띠는 세상을 만드는 일임을 대통령과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FTA를 FT로 극복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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