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
오월의 봄꽃 축제가 다른 계절보다 더욱 아름다운 것은 감사한 마음이 듬뿍 흐르는 오월의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사람에게는 꽃의 성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와 인류를 위해 아름다운 향기를 내고, 훌륭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오늘날의 사회는 스승이 없다고 한탄하는 소리가 높다. 전적으로 찬동할 수 없지만 스승이 현저히 적어진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오천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 21세기 문명사회 선진국 반열에 우리를 오르게 한 것은 분명 교육의 힘, 스승의 사랑과 헌신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 한없이 졸라매던 가난의 허리띠를 회상할 때, 선생님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사회적으로 성공해 추억의 옛사람을 찾는 TV의 사람찾기 프로그램에서도 으뜸 단골 메뉴는 어린 시절의 선생님이다.
오늘날,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재대국의 원동력으로 교육의 힘을 여전히 부르짖고 있지만, 교육을 이끌어갈 이 땅의 스승에게 꿈과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됐을 때, 학창 시절의 선생님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찾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당송 팔대가 중에 하나인 한유(韓愈)가 그에게 배움을 청해 찾아온 제자 이반(李蟠)에게 스승에 관한 담론[師說]을 펼치는 중 당대의 사도(師道)를 통탄하는 말이 나온다.
"차호(嗟乎)라! 사도지전부전야구의(師道之不傳也久矣)라!(슬프구나! 사도가 전하여지지 아니한 지 오래되었구나!)"
이로 보아 스승에게서 배움을 멀리하는 세태는 1200년 이전에도 존재했던 교육 문제이며, 어쩌면 교육이 존재하는 한 인류에게 끊임없이 요구하고 개선되길 원했던 사회문제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만큼 어느 시대이고 스승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는 것이며, 한편으론 그만큼 존경받는 스승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높고 거룩한 은혜를 기리고, 평소에 소홀했던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되새겨 보기 위해 마련된 날이다.
올해는 교육청 차원에서 범시민적인 스승존경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스승관련 행사를 계획하였다. 대전시청과 함께 교육가족공동체가 참여하는 `스승 주간`을 지정하여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스승의 날 기념식 및 훈·포장 전수식을 통하여 존경 받는 선생님의 공로를 치하하고 교육사랑 도서기증 행사를 개최해 선생님이 감사를 받는 날이라는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제자에게 사랑을 주는 스승의 날로 차원을 높였다. 교사가족 음악회 및 원로교사와의 간담회 등 각계각층의 스승존경 행사를 후원해 선생님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한유(韓愈)는 사설(師說)에서 도지소존 사지소존야(道之所存 師之所存夜)라 하여 도가 있는 곳에 스승이 있다고 했다. 참다운 스승과 제자가 존재하기 위해선 사회 분위기가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성이 상실된 물질만능주의 속에서는 스승 홀로 존경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제의 스승이 오늘의 사람을 만든 것이고, 오늘의 우리가 내일의 사람들에게 스승이 된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깨달음과 동시에 아직도 우리에게는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 많은 제자가 있고, 학생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의 교사가 있는 한, 분명 스승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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