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대전도시개발공사 사장 |
그렇다고 마냥 볼품없는 산은 절대로 아닙니다. 높고 깊지 않지만 대사동, 사정동 등 11개 동을 아우르며 12개의 등산로와 20여 개의 약수터가 골짜기마다 자리해 있고 울창한 숲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시민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도심 한켠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은 대전시민에게 커다란 행운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행운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서울사람들이 남산에 기울이는 정성이나 광주사람들이 무등산에 보내는 애정을 생각하면 보문산은 얼마나 서운해 할까요.
그래서 대전시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보문산을 시민들이 더욱 즐겨 찾을 수 있도록 보문산을 중심으로 한 공원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관광명소로 가꾸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대전동물원이 보문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후 매년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는데 이 가운데 70만 명은 영호남 등 타지에서 오는 관광객입니다. 지난주 어린이날 연휴에는 전국에서 모인 7만여 명의 가족단위 관광객이 사파리와 동물을 관람하고 놀이시설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겠지만 그들이 대전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대전발전을 위한 커다란 자산이 될 것입니다.
대전은 기왕에 형성된 과학도시나 행정도시, 하이테크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발전시키는 한편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문화와 관광을 중심으로 한 컨벤션 도시,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전시가 ‘창조도시`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며 여러 가지 역동적인 사업을 구상하거나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뻘건 황토와 고구마뿐이라던 함평군이 나비축제 하나로 올해만 2천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이나 따뜻한 날씨 덕에 오렌지 농사에 의존하던 플로리다의 평범한 지방도시 올랜도가 디즈니월드를 개장한 1983년 이후 세계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왕국이 된 것이나 모두 창조적 사고가 바탕에 있었습니다.
동물원 바로 옆 10만㎡에 3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플라워랜드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단순한 꽃단지가 아니라 계절별로 변화무쌍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설이 될 것입니다. 내년에 대전에서 열리는 90회 전국체전과 60회 국제우주대회 등 큰 행사에 맞추어 개장해서 국민적 관심도 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부터 반나절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에다 행동습성에 맞춘 독특한 동물전시, 사계절 썰매장, 새로운 놀이시설, 낭만적인 야간조명과 음악분수 등을 갖춘 플라워랜드를 개장하게 되면 보문산이 시민의 쉼터에서 국민의 쉼터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보문산에 전국민의 사랑을 받을 만한 멋진 테마파크를 만들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창조적 관심과 격려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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