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해경 충남대 교수 |
이제는 최고의 첼리스트로 교육가로 변한 그가 지난 30년 동안의 삶과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선율로 들려준다.
30년전 고별 첼로 독주회를 가졌던 그 음대생은 충남대 임해경 교수. 다음은 일문일답.
-데뷔 30주년 기념 독주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무엇인가.
▲‘감사와 나눔`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음대 2학년 재항 중이었던 지난 78년 여름 독일로 유학을 떠나며 고별독주회를 한 후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흘러 기념독주회를 준비하면서 감회가 새롭다. 부모님, 스승님, 가족과 여동생들, 그리고 나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며 이런 제 마음을 나누고 싶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한국 초연곡인 베이커의 첼로와 17대의 타악기를 위한 곡과 그라나도스, 히나스테라 등 남미 작곡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서 말해 달라.
▲모두 5개 도시에서 연주를 했다. 대전에서는 하이든의 소야곡, 드보르작의 고요한 숲, 그라나도스의 간주곡, 히나스테라 광시곡과 베이커의 첼로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을 연주한다. 전반에는 피아니스트 한기정, 후반에는 대전시향의 수석 타악기주자인 케빈 클라크와 연주를 하게 되며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곡들로 선곡하려고 노력했다.
베이커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 음대의 석좌교수로 살아있는 재즈계의 전설로 칭송받는다. 원래 베이커 교수는 트롬본을 했는데 심한 교통사고로 입술을 다쳐 트롬본을 더 이상 불 수 없게 되어 첼로를 시작, 탁월한 첼리스트가 아닐지는 몰라도 재즈의 즉흥연주는 일품이다. 첼로와 17대의 타악기가 함께 하는 이 작품은 각 악장마다 쏘니 롤린스, 마일스 데이비스 등 재즈음악가의 이름이 붙여 그들에게 헌정한 곡으로 첼로가 재즈처럼 또는 타악기처럼 연주해야하는 무척 어려운 곡이라서 제 마음도 부담스럽고 한편으론 기다려진다.
-최근 울산, 천안, 광주, 금산 등 전국투어 연주회를 마친 소감은.
▲예전에 KBS교향악단에서 있을 땐 전국순회를 자주 했는데 2개 도시에서 연달아 독주회를 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여러 도시는 처음이다. 울산과 광주에서는 주최한 분들의 환대도 감사했지만 연주 후의 모임에서 함께 한 청중과의 대화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천안 나사렛대학은 학생들이, 금산 다락원은 진지하게 경청하는 청중의 기운이 무대에서 연주하는 저한테까지 전달돼 도시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하는 좋은 경험이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첼리스트와 존경받는 교육자라는 두 역할 가운데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어느 역할을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분에 넘치는 말씀인 것 같다. 항상 스스로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배워야한다고 생각하지, 잘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이다. 젊을 땐 되도록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고자 많은 무대에 출연했지만 이제는 점차 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제자들이 그에 부응하며 변화,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기쁘고 즐겁다.
-지역출신 예술가로 KBS교향악단 수석으로 많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했고 독주회도 국내·외에서 20여회 한 것으로 안다. 지역출신 후배예술가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뛰어난 역량을 갖춘 후배들이 너무나도 많다. 굳이 조언을 하자면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예술분야는 물론이고 연계된 다른 학문도 접해야 한다고 본다.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도 파야하는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기여를 하는 음악인이 되기를 바란다. 음악은 나눌수록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요? R석 3만원, A석 1만원. 문의 1544-3751./배문숙기자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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