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꿈 한국에서 이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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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꿈 한국에서 이뤘어요”

결혼이주여성 박인옥씨 중국어 강사로 새 인생

  • 승인 2008-05-11 00:00
  • 신문게재 2008-05-12 25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어린 시절 선생님이 되고 팠던 꿈을 한국에서 이뤘어요.”

법동종합사회복지관 공부방 중국어 강사 박인옥(38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씨는 자신이 ‘선생님’으로 불린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올해로 결혼 8년째인 박 씨는 중매로 시집와 딸 둘을 낳으며 집에서만 지내다 지난해부터 복지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박 씨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부터 모든 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자랑한다.

▲ 중국어 강사 박인옥씨
▲ 중국어 강사 박인옥씨
우송대 한국어과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며 지난달에는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렀을 만큼 공부에 열심인 박 씨는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마음으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훗날 중국에 가서 한국어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 속 모습만 생각했는데 막상 공항에 내려 보니 중국과 다를 바 없는데 깜짝 놀랐다”는 박 씨는 “중국에서는 아파트에 살았는데 신혼집이 어두컴컴한 단독주택이어서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맏며느리로서 1년에 서너 차례 제사를 모셔야하는 어려움과 녹록치 않은 시집살이로 결혼 초 어려움을 겪었다는 박 씨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면서 복지관 결혼이주여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요리, 컴퓨터, 한국 문화, 예절 등을 배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준 복지관과 한국에 거듭 감사한다고 한 박 씨는 “중국에서 중국 사람과 결혼했어도 이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외국인 신부와 결혼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예쁜 중국 색시를 얻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주는 남편이 가장 고맙다”고 전했다.

얼마 후 중국인 동서가 생긴다는 박 씨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불행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찾아 열심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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