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그대>…신양숙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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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그대>…신양숙 낭송

자신도 모른 타고난 음감 50살에 살렸다

  • 승인 2008-05-08 00:00
  • 신문게재 2008-05-09 25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나 자신도 모른 채 살아온 타고난 음감을 나이 50이 되어서야 발견했지 뭐예요.”

1남 1녀의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내고 나서야 배우기 시작한 기타가 인연이 돼 시낭송까지 하게 됐다는 주부 신양숙(55 솔바람시낭송회)씨.

“학창시절 오빠가 기타 치는 것을 보고 너무나 배우고 싶어 곁눈질로 보다가 오빠가 없을 때 몰래몰래 기타를 만져보며 얼마나 신나했는지 모른다”고 회고한 신 씨는 마흔 여섯의 나이에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한 곡만 배우겠다는 목표로 학원에 다녔다고한다.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기타에 재능을 보인 신 씨는 대전기타오케스트라 회원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한 후 한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낭송을 배우게 된다.

신 씨는 “글쓰기를 위해 들어간 평생교육원에서 시낭송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음악을 들으며 감정에 따라 시를 읽다보니 어느덧 시낭송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시낭송 테이프와 CD를 많이 들었던 게 결국 음악과 시낭송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들려줬다.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시낭송까지를 겸하는 신 씨는 솔바람시낭송회 1~4대 회장을 역임하며 회원들에게 시낭송을 지도하고 대회에도 참여시켜 전국문인협회 시낭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자신만의 시낭송 비법에 대해 신 씨는 “천천히 생각하며 시를 가슴으로 읽어야한다”면서 “자신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듯 이어읽기, 띄어 읽기, 장단과 강약을 통해 시적 감정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들려줬다.

솔바람시낭송회 정기공연은 물론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소외된 이웃에 선물하고 있는 신 씨는 늦은 나이에 시와 음악을 시작한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다는 자녀들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자랑했다.

한자 급수시험 1급에 합격해 한자한문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만능 재주꾼 신 씨는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으로 공부도, 음악도, 시낭송도 지금이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대 / 정두리
□시낭송 : 신양숙(솔바람시낭송회)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
한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 나무 정수리에 낭낭걸린 노래 한소절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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