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대전 사람들에게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이야기 할까? 동춘당, 계족산성이 각각 보물과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니 분명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41년 전 괴정동에서 발굴된 방패모양동기와 대쪽모양동기 등을 비롯한 17점의 출토 유물과 돌널무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직접 가까이에서 유적지와 당시 출토된 유물을 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인데, 그렇다면 현재 그 유적지는 어디에 있고, 유물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괴정동 유적지는 안타깝게도 그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다. 발굴 이후 세워 두었던 표지석 조차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지금은 단지 그 위치를 추정할 뿐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유적지에 주택이 들어섰고 표지석은 땅에 묻히고 말았다는 현실이다. 41년 전 전국적으로 조명을 받았고 대전이 청동기시대의 메카로 불려 질 수 있는 유적지가 전혀 보전되지 못하고, 어찌 이렇게도 철저히 훼손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또한 괴정동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은 현재 15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2점은 국립전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대전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유물을 접하기도 어렵게 되어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에 지난 2007년 9월 12일 대전문화연대와 옛터를생각하며돌아보는모임 등 대전지역의 6개 역사문화단체에서 ‘대전 괴정동 청동기유적 발굴 40주년 기념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적지로 추정되는 장소 인근에 표지판을 세우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학술 세미나와 현지를 답사하는 등의 조촐한 기념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시 대전시에 요구하였던 내용 중에 인근 토지를 매입하여 괴정동 유적과 관련한 쌈지공원을 조성할 것을 요청했었다. 시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척된 내용은 없다. 이는 대전시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서구 관내에 별다른 유적지가 없는 현실에서 서구청이 관심을 가지고 괴정동 유적지에 쌈지공원을 조성한다면 좋은 역사체험의 장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서구청과 대전시가 관심을 갖고 괴정동 유적지를 쌈지공원으로 조성 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청동기 유적지가 대전 시민들에게 다시금 알려져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대전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고 대전 역사를 대중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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