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배럴당 200달러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지역 산업계가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지역 중소기업들이 전망한 예상 유가(WTI)는 배럴당 91.7달러로, 채산성 유지를 위한 적정유가는 배럴당 76.5달러였다.
하지만, 6일(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120.21달러까지 급등하는 등 유가가 예상보다 크게 웃돌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3,4산업단지와 2만7740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A사가 보일러 가동을 위해 사용하는 벙커C유 수매가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300원대였지만,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하루 사용량이 70∼80만ℓ, 탱크로리 35대 분량으로 유가 급등이 계속될 경우 심각한 손실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페트병 등을 제조하는 3·4공단의 B사도 마찬가지다.
페트병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 가격이 유가인상 때문에 올 초 t당 150만 원으로 인상됐고, 최근 200만 원까지 인상되면서 죽을 맛이다. B사 관계자는 “유가 급등으로 폴리에틸렌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며 “그럼에도, 대기업들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해 파산 위기”라고 토로했다.
운송 관련 업계 역시 갈수록 태산이다.
동구의 D관광버스사는 “하루만 운행을 해도 200ℓ 가까이 사용해 기름값만 40만 원대에 육박한다”며 “특히, 여름철 에어컨까지 사용하면 연료비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걱정스러워했다.
버스 두 대를 직접 운행하는 서구 모 학원 관계자는 “다른 학원과 달리 우리는 지입차를 쓰지 않아 유류비 부담이 만만치않다”며 “이대로 가다간 어쩔 수 없이 학원비까지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섬유업계도 고유가 충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섬유의 주 원재료인 폴리테트라 메틸렌 에테르 글리코(PTMEG), 카프로락탐. 테레프탈산(TPA) 등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촌동에 있는 섬유업체 대표는 “고유가 때문에 높아진 원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계가 섬유제품의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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