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측은 논란이 지속되자, 다음 달 개최예정인 운영자문위원회에 대중가요공연 대관 관련 안건을 올려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기 대관을 심의하는 전당 운영자문위원회도 예술전공 학자들이 대부분 구성돼 있 대중가요공연 대관에 대해선 전당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역 공연계에선 전당의 대중가요 공연 대관 불허 원칙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 제시해야=세종문화회관은 대중 가수 가운데 데뷔 30년을 기준으로 허용하고 대극장 대관료(1회 4시간 기준)를 △클래식 400만원 △뮤지컬·재즈·크로스오버공연·행사 600만원 △대중가수 700만원 등으로 장르별 차등 책정하고 있다.
서울예술의전당도 오페라극장을 제외하고는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은 모든 장르 공연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신현택 전 사장이 공연비수기에는 오페라 극장도 대중 가수 공연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당도 전국 최고의 공연장을 자부하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예술의전당 등과 비교할 때 대중가수 공연을 불허한다는 원칙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당 관리·운영조례에도 대중가수공연 대관 불허에 대한 조항이 없어 ‘무조건 안 된다`는 원칙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여론이다.
전당 홈페이지에는 모든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라고 명시돼 있는 이상 특정 장르 대관 불허는 건립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황하연 대전예술기획 대표는 “전당에서 상업적인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이지만 전당이 불허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 명확한 대관기준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며 “뮤지컬이나 재즈. 크로스오버 장르에 대해서는 대관 허용하는 것을 보면 상업적인 공연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전시 입장은 뭔가=대전시는 일단 관망하는 자세다. 전당의 운영에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을 준 만큼 전당이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전당마저 대중가수공연 대관 허용을 할 경우, 모든 장르 공연이 전당 쏠림현상이 심각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전당에서 내세우는 불허원칙에 일단 동조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공연장에서 특정 분야 장르의 음악만을 공연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중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이 모(31)씨는 “우주에 가는 시대에 이런 폐쇄적 공연장 운영을 하다니 말도 안 된다”며 “대전시가 나서서 대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논리는 월드컵 경기장은 국제 경기와 국가 대표급 선수들에게만 개방돼야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단 사태를 보고 있다”며 “시민 여론을 수렴해 개방 여부를 전당 측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배문숙기자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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