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논개의 작가는 김별아 1969년 강원도 강릉 출생이며,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 밖의 바람 소리』로 등단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논개와 다른 점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당시에 논개가 안고 강물에 몸을 던진 적장의 이름이 게야무라 로구스케 를 알아야 한다. 그는 일본에서 신검이라 불릴만큼 검술 사범으로 이름을 크게 날렸고, 팔다리의 힘이 좋기로 유명했다. 조선 정벌에 나서기 몇 해 전에 열린 스모 대회에서 일본 전역에서 내 노라 하는 장사들을 물리치고 2등을 차지했다.
마지막 한 명에게 진 것은 당시 최고의 실력자 가토의 부하에게 진 것이다. 이 대회를 매개로 가토의 수하로 들어간 로구스케는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운 것이 없는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당시 20살의 논개가 물에 같이 뛰어들기까지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엄청난 괴력을 지닌 장사를 물 속에서 못 빠져나가게 꼭 안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건 얘기가 달라진다.
저자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추리한다. 계집의 농간에 속아 강물에 빠진 로구스케는 모욕감으로 그녀의 양팔로 옥죄인 몸을 거칠게 비튼다. 우두둑 삼각근이 바수어지며, 어깨뼈가 빠졌다. 사내는 뼈와 살이 뜯겨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몸을 뺄 만큼 헐거워지지 않는 여자의 몸 사슬에 문득 공포를 느꼈다.
이 정도만 들어도 정말 논개가 대단한 여장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또 하나의 사실은 논개가 기생이 아니라 사실은 사대부 집안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논개의 성은 신안 주씨로,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아버지 주달문과 어머니 밀양 박씨의 늦둥이 외동딸로 태어났다. 4갑술이라는 특이한 사주로 태어나, 아버지 주달문은 계집애지만 크게 될 인물이라 기뻐하며, ‘논개(개를 낳다)`라는 천한 듯 천하지 않고,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이름을 붙여 주었다.
하지만, 논개가 다섯 살 되던 해에 병약하던 아버지가 죽고, 의지할 곳 없던 모녀는 숙부 주달무에게 몸을 의탁한다. 그러나 주달무는 노름으로 돈을 탕진하자 이웃 마을 세도가인 김 풍헌에게 조카를 민며느리로 몰래 팔고 달아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논개 모녀는 부랴부랴 외가로 피신했으나 김 풍헌의 제소로 장수 관아로 끌려가 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때 장수의 현감이 최경회였다. 최 현감이 자초지종을 캐보니 달아난 숙부 주달무와 김 풍헌에게 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논개 모녀를 무죄 방면한다.
이런 연유로 최현감의 집에서 사노비 생활을 하다가 최현감의 눈에 들어 논개는 17살에 최경회와 부부의 예를 올리게 된다. 그해에 최경회는 모친상을 당하여 관직을 사임하고 고향 화순으로 가고 논개는 고향 장수에서 그를 기다린다. 그리고 최경회의 삼년거상 중에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최경회가 의병을 모집하고 전라우도 의병장이 되어, 장수 월강리 앞 들판에 의병청을 설치하고 의병들을 훈련시킬 때 논개는 동네 부인들을 모아서 의병들의 수발을 든다.
그 후, 최경회는 훈련된 500여 정예 부대를 골자부대로 이름 짓고 무주 쪽으로 진격한 뒤 우지치 전투에서 첫 대승을 거두고 여세를 몰아 산음, 지례, 개령, 성주 등 경상도 일대를 누비며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다. 1592년 10월, 1차 진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최경회는 그간의 의병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1593년 4월에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로 영전되어 진주성으로 입성한다.
그 소식이 들은 논개는 남복으로 변장하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주성으로 가, 최경회와 재회한다. 그리고 6월 19일, 왜군은 10만여 대군을 사방으로 나누어 진주성을 본격적으로 공격해 온다. 11일간의 피비린내 나는 혈투 끝에 진주성은 무너지고 7만에 가까운 민관군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최경회, 김천일, 고종후 등은 끝까지 싸우다 도도히 흐르는 남강에 투신한다.
성이 함락되고 최경회가 순국했다는 소식을 접한 논개는 관기가 된 업이에게 부탁해 왜군들이 촉석루에서 벌인 전승 축하 연회에 참석한다. 촉석루 아래 강가의 바위 위에 서 있던 논개에게 육척 장신의 장대한 왜장 하나가 다가들고, 논개는 미소를 지으며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얼싸안고 최경회가 뛰어든 남강으로 흔연히 몸을 날린다.
위인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정사(正史)에서는 기생 또는 정렬부인의 논란이 분분한 논개라는 인물을, 남정네들이 말하는 대의충정처럼 거룩하고 어려운 것은 모르지만 지고지순한 사랑 하나로 연약한 세상을 감싸 안고 횡포한 세상에 맞선 한 사람의 여인으로 재조명한 이 소설을 보면서, 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MB정부가 과연 국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번은 읽어 봤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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