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호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 |
영국의 버진 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수준급 기타리스트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읊는다. MS 빌 게이츠는 수시로 미술작품과 역사적 유물을 수집한다. 사치 앤 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는 틈날 때 마다 무용을 연습한다. 국제경영의 전쟁터에서 촌각의 여유도 없을 세계굴지 CEO들이 문화, 예술의 세계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대(代)가 써도 남을 부를 소유하니 이젠 문화예술의 호사를 누리겠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창조 경영의 출발점이 바로 문화와 예술이다. 시, 음악, 미술, 공연 등 문화-예술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다르게 세상을 본다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또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된다. 이번 칼럼은 문화산업이 단순히 ‘노는 것’으로 치부하는 40세 이상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고민한 내용이다.
1970년대 한국의 국가 아젠더 (Agenda) 는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의 구호와 함께 포항제철을 상징으로 하는 산업 인프라 구축이었다. 80년 대 올림픽을 거쳐, 90년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구호와 함께 초고속 인터넷, 무선 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에는 나름대로 세계적 선두를 달리게 되었다. 지금 2008년! 왜 한국은 성장동력을 잃었는가? CEO출신 대통령이 나와도 별반 나아지는 모양, 보기 어렵다.
한국이 세계시장의 강자인 핸드폰, LCD TV등 IT기기 분야도 이젠 편리를 넘어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주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즉 기록과 정보제공이라는 핵심 기능을 넘어 새로운 만족과 즐거움을 주어야 하기 주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에서 볼 수 있는 획일적 조직관리, 신입사원들을 집체체조 형 마스게임으로 내모는 기업문화는 이 같은 시대정신을 맞출 수가 없다. 새로움과 상상력이 돈이 되는 시대적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낮을 잊고 일하자는 얼리버드 (Early Bird)형 인간보다는 일하는 방법에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인재가 더 필요하다.
창조경영에 대한 수 많은 말들, 책들이 있어왔다. 그럼 실천적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과학`예술 천재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에게 조기교육을 시킴과 동시에 이들이 생각하고, 반응하고, 행동하는 양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창조력의 원천을 파악하고, 두 분야의 생각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가 연구해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 많은 과학-기술 프로젝트가 대덕연구 단지에서 수행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과제를 수행하는 중에 예술가들을 참여시켜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융합형 R&D 프로세스 적용이 필요하다.
셋째, 위의 두 가지 선행연구를 통해 ‘6 시그마’, ‘트리즈 (Triz) ’, ‘도요타 (豊田) 생산방식’과 같은 실제 경영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한 창조경영 프로세스의 실천적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