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상호 허용… 향토기업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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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상호 허용… 향토기업 어쩌나

매출.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 경영전반 타격 불보듯

  • 승인 2008-05-01 00:00
  • 신문게재 2008-05-02 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정부의 유사상호 허용 방침이 결정되면서, 향토기업과 프랜차이즈(가맹점)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유사상호가 난립할 경우 오랫동안 다져왔던 고유의 브랜드는 물론 매출과 회사 이미지까지 경영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30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유사상호 사용 금지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창업절차 간소화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 제도는 상업등기법상 동일한 특별시와 광역시, 시·군 내에서 비슷한 상호를 금지하는 것으로, 지경부는 같은 이름만 아니면 한 지방자치단체 안에서도 얼마든지 유사한 상호를 쓸 수 있도록 올해 안에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유사상호 사용금지가 창업자가 등기할 때 유사상호인지를 검색하고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법적 분쟁은 낮아 지나친 규제라는 게 지경부의 판단이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대표적인 향토기업 (주)장충동왕족발(대표 신신자)이다.
‘2002장충동왕족발`, ‘00장충동왕족발보쌈`, ‘원조장충동왕족발` 등 상당수의 족발 판매업소들이 ‘장충동`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장충동이라는 지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 고유상표가 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문제는 유사상호 업소의 음식을 먹은 고객의 불만이 고스란히 장충동왕족발로 쏟아진다는 것이다.

신신자 대표는 “유사업소의 경우 맛은 물론 서비스까지 좋지 않아 우리는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법개정이 이뤄지면, 지역의 중소 향토기업들의 어려움은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뱅크(대표 김정규)도 피해자 중 하나다.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이라는 노란색 간판으로 대전은 물론 전국적으로 히트를 친 후 ‘타이어캠프`, ‘타이어마트` 등의 유사상호가 늘어났다. 상호는 물론 각종 인테리어와 이벤트까지 도용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적잖은 손해를 봤다.

1994년 창업, 전국에 700여 개의 가맹점은 둔 만년동의 황실유럽자수와 도마동에서 2001년 창업한 ‘토스트 굽는 사람들`(토굽사) 등 대전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해당 브랜드의 경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오랜 역사로 자리를 잡은 곳과 달리, 얼마 되지 않은 기업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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