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기업들 원자재난.내수부진 ‘3중고’
#1.건설업체 대표이사인 박모씨(46)는 운영자금이 부족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공장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시중은행을 찾았으나 거절을 당했다.
#2.중소기업을 운영중인 김모씨(53)는 공장부지 매입을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으나 담보가 여의치 않아 신용만으로는 수억원을 대출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아 ‘정부의 중소기업 우대정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원자재값 급등에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시중은행의 대출마저 까다로와 중소기업들이 2,3중고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충남 중소기업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값 급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금난에 대한 숨통을 트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영세한 데다 업력이 짧고 기술혁신형 기업이나 창업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은행 대출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농지나 임야, 공장용부지 중 건축면적 외에는 담보로 인정하지 않는 등 대출조건이 까다로와 중소기업에는 은행 대출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대출 시 수도권과 지방의 담보비율을 제각기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시중은행들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매출액 대비 25% 이상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금융감독당국이 공격적인 대출 자제와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함에 따라 신용대출은 아예 꺼리는가 하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중소기업의 대출금 회수를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12~14%의 높은 이자에 담보 심사까지 엄격해 이 마저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이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미래신성장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중소기업 우대정책`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이처럼 악화되고 금융권이 중소기업의 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따라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도산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인식 전환과 지원 확대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1·2산업단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박모 사장은 “원자재값 급등에 내수부진으로 재고까지 갈수록 쌓여 운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이 더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백운석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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