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따뜻한 포옹, 1992)과 부모 대신 그녀를 입양해 키워준 할머니의 이야기를(달팽이:나의 할머니, 1994)를 다큐로 담아내며 주목 받았다.
이후 시나리오를 직접쓰고 연출까지한 첫 장편 영화 `수자쿠`가 칸느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되고 계속해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상처받은 자신뿐만 아니라 관객의 영혼을 위로하는 힘을 발휘해왔다.
이번 특별전에는 출산 자신이 엄마가 되는 모습을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 `출산`과 극영화 `사라소주` 등 모두 6편이 상영된다.
특히 지난 해 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너를 보내는 숲`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너를 보내는 숲`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치유과정을 그려내고 잇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마치코는 슬픔을 가슴에 묻은채 시골마을 요양소에서 노인을 돌보기로 한다. 마치코는 그곳에서 시게키라는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치매에 걸린 노인을 만난다.
33년전 아내를 떠나 보낸 시게키는 이후 요양소에 들어와 아내를 가슴에 품은 채 하루하루를 죽어가고 있다. 그는 환상 속에서 이미 죽은 아내를 만나는 순간만 살아있을 뿐이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 갖고 싶은 선물은 오로지 아내 `마코, 마코`.
그는 정신은 오락가락하지만 마치코의 이름에서 `치`자를 지우면 `마코`라는 죽은 부인의 이름이 된다며 알은 채 한다.
죽음을 치유할 수 없듯 매일 죽어가는 이들은 모순적이지만 죽어있는 서로의 모습 속에서 삶의 희망을 조금씩 찾아간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