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공연시설 가운데 전문 공연장으로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 충남대 국제문화회관(충대 회관), 우송예술회관, 연정국악회관(구 시민회관), 엑스포아트홀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정작 ‘공연하고 싶은 곳`은 예술의 전당 1 곳으로 심각한 ‘전당 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546석인 전당 아트홀 보다 400여석이 많은 1817석의 규모인 충남대 정심화홀은 매월 2·4번째 주말 휴관실시와 학교 자체가 운영하다보니 전문 인력 부재와 대민 서비스가 전문 공연장의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79년 개관한 연정국악회관은 전당 개관 이전에는 지역 공연계의 요람이었지만 시설 낙후와 전문 인력 부재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정국악회관 리모델링 사업은 지난 2006년 4월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명분으로 리모델링 예산 140억원을 백지화 시키고 방수, 도장, 보일러 등 시급한 보수·보완 예산 3억5900만원을 세웠지만 충분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지난 1992년 개관한 1216석 규모인 우송예술회관는 신도심 개발 이후 지리적 위치에 밀려 유명 클래식 공연보다는 대중가요나 아동극 등 소규모 공연들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공간 기획 유광렬 대표는 “전당에서 공연을 올리지 않을 경우 관객들의 인식에 비주류 공연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전당 개관 이후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부에는 공연장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안 ‘공연 전용관` 건립과 ‘민간 기업의 후원` 대두=올해 들어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과 제주 등 지방에도 전용관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뮤지컬과 오페라를 산업으로 키우자`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뮤지컬 전용극장을 사업비 400억원을 세워 오는 2010년 10월 완공 준비 중이다. 또한 올 봄에 부산과 제주도에서 무언극 ‘난타` 전용극장이 개관됐다.
서울은 국내 뮤지컬 전용관 1호인 샤롯데시어터를 신호탄으로 오는 2011년까지 최초 여섯 개의 뮤지컬 전용관이 생길 예정이다. 하지만 대전지역 공연장은 다목적 공간으로 전용관이 전무하다.
전용관이 생길 경우 안정적인 장기 공연이 가능함에 따라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공연에 맞는 전용 시설완비로 관객들에게도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대전지역의 공연장 관리는 주로 지자체와 대학교가 맡고 있어 운영의 탄력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LG아트센터, 대구의 오페라 하우스(제일모직 건립 후 대구시에 기증) 등처럼 지역 연고 대기업들의 문화환원 차원에서 전용관 건립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용환 전당 관장은 “다목적 공연장이라는 것은 그만큼 뚜렷한 목적성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며 “음악 전용홀 등의 전용관 건립으로 공연장의 쏠림현상을 해결하고 관객들에게 수준높은 공연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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