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성 부국장 (시청팀장) |
그러나 두바이를 둘러보는 동안 이들은 코가 석자나 빠진 모습이었다는 게 함께 다녀온 관계자의 후문이다. 그곳의 어마어마한 시설과 자원 및 세계 금융의 허브로 변해가는 모습 등 획기적이며 역동적인 모습에 기가 질린 것이다.
대전시 공무원들과 지역 경제인 등 두바이를 방문한 인사들은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 같다.
두바이의 강렬한 인상이 그곳을 다녀온 시청 공무원들의 뇌리에서 채 가시기도 전에 엑스포과학공원의 청산명령이 떨어졌다. 과학공원의 청산명령은 ‘대전엑스포 93’의 감격과 향수를 갖고 있는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대전엑스포 93’은 국내 첫 번째 국제 공인 엑스포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가슴에 새겨진 자부심은 남달랐다. 그 당시 엑스포 행사장 인근 갑천 변 대형 광고탑에 등장한, 힘차게 달리는 코뿔소가 어느 순간 자동차로 변해가는 동영상 장면은 보는 이에게 적지 않은 흥미를 안겨줬다. 요즘에야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같은 흥분과 충격, 그리고 적지 않은 자부심도 오래가지 않았다. 엑스포 개최 이후 과학공원은 매년 적자를 양산해 그야말로 시민의 혈세만 삼키는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미 소용없는 생각이겠지만 ‘왜 진작 과학공원의 재창조에 신경을 기울이지 못했을까’ 하는 한탄과 아쉬움은 시민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대전시는 과학공원의 과학교육기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찾는 중이다. 중앙정부가 추진할 예정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허브기능에 초점을 두는 한편 이미 지정된 문화산업진흥지구의 게임, 영상산업 기능, 과학교육공원 기능 등을 묶는 개발 구상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구상 속에 대전시가 가장 고려하는 점은 공공성과 수익성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향으로 과학공원을 재탄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수익성과 공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간 자칫 이도 저도 아닌 모양이 다시 탄생할 우려도 상존한다는 것을 빠뜨려선 안 된다. 수익성은 제대로 된 작품이 재탄생될 경우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부분일 수도 있다. 마치 두바이의 창조모델처럼 말이다.
과학공원의 성공적인 재탄생을 위해 얼마 전 대전시 간부들이 둘러본 두바이의 창조모델을 잠시 되짚어보자.
본래 두바이는 지난 1980년대만 해도 사막 한편에 있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버즈두바이’를 비롯해 디즈니랜드의 8배에 이르는 두바이랜드, 수중호텔 및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 등을 세우며 세계인들의 이목을 잡아끌고 있다. 지난 2006년 한해 관광객이 640만 명에 달했는데 오는 2015년에는 150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제주도 면적의 2배, 인구 140만 명(외국인 비율이 80%)에 달하는 두바이의 창조모델에는 지도자인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와 모하메드 국왕의 상상력과 추진력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건물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도록 다양성을 중시함은 물론 현재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가운데 단 하나의 프로젝트도 중단됨이 없을 정도의 추진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두바이가 아이디어의 중심에 우뚝 선채 세계 최대의 것을 지향하듯 과학공원도 바야흐로 새로운 상상력과 추진력으로 재창조돼야 할 시점이다.
두바이가 가진 어마어마한 시설과 자원 및 세계 금융의 허브로 변해가는 모습 등은 모두 접어둔다하더라도 두바이를 떠받쳐주는 상상력 하나만이라도 과학공원 재창조에 어떻게 벤치마킹하느냐를 대전시는 고민해야할 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 상상력에 대한 고민이 과학공원 재창조의 가장 중요한 성공 변수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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