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따르면 그동안 고객 편의를 들어 은행을 신규 개점할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 1층에 자리하는 게 정석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주 5일제 확산과 금융기기 등의 발달로 은행의 영업창구를 1층에 마련해야 한다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 은행들 2층으로 올라간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최근 신규지점을 개설하면서 1층에는 ‘365 코너`만 두고 영업점을 2층으로 옮겼다.
실제 1년 전 동구 가오동에 개설한 하나은행 가오동지점은 ‘은행=1층`공식을 깼다.
하나은행은 가오동지점 외에도 노은동, 대덕테크노밸리 등 신규로 개점한 지점에 대해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국민은행도 둔산중앙지점, 천안 불당동지점, 가오동지점, 노은지점, 반석동지점 등 신도시에 입점한 지점 역시 기존의 공식을 깨고 영업점을 2층에 마련했다.
농협의 가오지점, 노은중앙지점, 대덕테크노밸리지점 등도 2층에 영업점이 들어섰다.
이는 ATM기 등 금융기기의 발달로 단순한 업무는 고객들이 혼자 알아서 보도록 유도해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은행 실적에 직결되는 고객들을 상담하는데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게다가 통상 1층의 임대료가 2층보다 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층에 ‘365 코너`를 마련할 경우 늦은 시간과 주말에도 영업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도 가져온다는 것이다.
▲ 건물주도 은행 2층 입점을 원한다.
건물주 역시 은행이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이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분석이다.
최근에 상가를 분양한 업체들은 1층 점포의 단골 손님이었던 금융기관들을 아예 입점 기피업종으로 여기고 있다.
은행은 유동 인구가 늘어날 오후 4시 30분에 문을 닫기 때문에 영업점이 1층에 자리할 경우 상가 활성화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 5일제가 확산되면서 은행이 토, 일요일에 문을 닫아 상가 측에게는 달갑지 않은 존재다. 대신에 1층에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점포들이 은행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상가 활성화를 위해서 늦은 시간까지 자연스럽게 유동인구를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물주들은 은행이 입주하면 아예 1층에 365 코너, 2층에 영업점을 두도록 유도하고 있다.
1층의 경우 다른 층보다 분양이 잘돼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데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개발되는 지역에서 1층에 365 코너, 2층 영업점으로 개점하는 곳이 많다”며 “모든 점포가 이같이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 효율성, 비용절감 등 장점으로 2층에 영업점을 두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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