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종훈 대전상인연합회장 |
4월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수출입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나 올라 외환위기 때인 98년 6월의 30.1% 이후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겠지만 달러의 약세와 원유 및 곡물가 상승이 주요인 인 것 같다.
특히 국제 밀 가격은 시카고거래소의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부셸(bushel : 27.216㎏)당 8.75달러로 1년 전의 가격인 4.93달러와 비교해 약 77%나 올랐고, 제분업체도 지난해 이어 21일부터 밀가루 전 품목 가격을 16~30% 인상한다고 밝혀, 생활속의 밀가루 관련 상품들의 가격은 또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그나마 대형마켓보다는 경쟁력이 있다는 채소 등 1차 상품류의 재배지인 비닐하우스의 난방비와 생계형 수단으로 이용하는 배송용 차량의 유류대 급등과 양계와 축산업을 비롯한 먹을거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료용 곡물류의 수입 가격도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른 중장기적인 대책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세우겠지만, 대전시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상수도와 공업용수를 14.7% 인하하고, 정화조 청소료와 하수도 사용료 등 지방 공공서비스 요금의 인상을 유보하면서, 시내버스, 도시철도, 상수도, 도시가스, 목욕료, 이미용료, 자장면과 쓰레기봉투를 포함한 8개를 물가 중점관리 품목으로 지정하여 가격을 집중 관리키로 하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전시 내 대형마켓 12개 업체에 로스리더(미끼상품)와 자사상표(PB)를 이용해 물가안정을 위한 할인행사를 확대할 것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52개 ‘집중 물가 관리품목’에 대해 34건의 물가안정과 관련된 세일 이벤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과연 이러한 일회성 행사가 물가안정에 얼마만한 영향을 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며, 지금까지 대형마켓에서 실시해온 일시적인 판매방식의 새삼스러움이 없는 내용으로 자칫 이번 기회에 대형마켓의 홍보효과만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현재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침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는 구실을 줄 수도 있으니, 혹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위해 대형마켓의 반짝 이벤트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춥다 못해 꽁꽁 얼어붙어 있다. 원자재가 기침을 하면 최종 소비처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물론 소비자 모두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먼저 물가 관련기관에서는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대한 불안 심리에서 벗어나게 하고 과소비를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으며, 소비자 관련 단체등과 긴밀히 협조해 가격비교 조사결과를 공표하고, 물가자율 감시활동을 통해 가격인상 억제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이고 건전한 소비생활이 되도록 홍보활동의 강화가 우선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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