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철화분청 도자기 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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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철화분청 도자기 맥 잇는다

  • 승인 2008-04-24 00:00
  • 신문게재 2008-04-25 25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사장된 문서와 도자기 재료를 찾아 복원함으로써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빛과 색을 재현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뒤편에 자리한 ‘계룡산 도예촌’에서 밤낮없이 물레를 돌리며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는 도예가 이재황씨(48).

탁 트인 계룡산을 바라다보며 도자기를 빚는 그의 얼굴에는 예술가의 고뇌보다는 넉넉한 웃음이 가득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연의 옷을 바꿔 입는 계룡산의 바람과 구름, 나무, 꽃에 물들어 스스로가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소개한 이 씨는 자신의 작업실인 ‘계룡토방’ 자랑보다는 18명의 도예가가 함께 입주해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개인 공방과 공동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계룡산 도예촌 자랑을 앞세웠다.

지난 1993년 5월 1만7200m²에 조성된 계룡산 도예촌에는 18명의 도예가 지망생이 계룡산 철화분청사기 복원이라는 꿈을 안고 입주해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대전도예가협회 10여명의 회원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산자락 곳곳에 솜사탕을 꽂아 놓은 듯 새하얀 왕벚꽃이 만발한 계룡산이 한 눈에 들어 올만큼 사방이 맑은 통유리로 지어진 그의 작업실은 탁자며 찻잔, 책 등 세간 여기저기 흙이 묻어있어 도예가의 집임을 실감케했다.

계룡산 분청 예찬론자인 이 씨는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일본 도자기산업의 시조 이삼평(李參平)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계룡산 도공 출신이었을 만큼 계룡산은 도자기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도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계룡산분청사기축제 때마다 어김없이 오는 일본인들에게 계룡산은 관광지가 아니라 성지순례”라고 설명했다.

철화분청사기는 청자와 백자의 중간 시기인 1480∼1540년에 나타났던 것으로 ‘계룡산 분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충청지역의 특색을 잘 표현한 지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제5회 계룡산 분청사기 축제로 더욱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 씨는 “분청사기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도자기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는데 도자기체험을 해본 아이들이 흙을 만져본 느낌이 좋다며 엄마 아빠를 졸라 도예촌에 다시 온다는 말을 들으니 힘이 나더라”고 자랑한다.

작품에 다양한 용무늬를 선보이는 이 씨는 “계룡산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계룡산과 신비스런 상상의 동물인 용의 이미지를 접목시켜 캐릭터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용에 대한 애착을 들려줬다.

▲도예가 이재황씨
▲도예가 이재황씨
한남대 출강과 작업실에서 직접 수강생을 지도하며 계룡산 분청사기를 중심테마로 후학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는 이 씨는 “명맥이 거의 끊겼던 계룡산 철화분청사기를 복원함으로써 철화분청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과 함께 도예촌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다는 보람으로도 너무나 즐거운 생활”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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