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수]한국판 ‘신코’ 안된다

[독자투고]정은수 온누리 논산약국 약사

신정부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제외,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 및 외국병원 개방, 민영보험 등 의료산업화는 아주 신중해야 한다.

영리법인 설립이 허용되면 요양기관은 이윤추구를 위해 대부분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게 될것이고, 민영보험이 적용되는 고급병원과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병`의원으로 나뉘어짐으로써 의료기관간의 양극화도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영보험에서는 건강한 사람은 보험료가 적고, 아픈 사람은 비싼 보험료를 내야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해부한 미국영화 ‘식코(sicko)’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의료산업화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외국의 부자들을 상대로 환자 유치 및 영리법인의 이익 재투자를 주장하나, 환자유치를 통한 경제적 이익 및 일자리 창출이 국민들의 희생과 부담증가분 만큼이라도 창출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익의 재투자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대다수 국민들에게 급격한 의료비 부담증가라는 치명적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급히 추진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OECD국가처럼 먼저 공공병원을 50%까지 확충하고 현재 65%정도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70~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최소한의 복지 마지노선인 국민의 건강권만이라도 국가에서 책임지고 지켜주어야 하며 국민이 건강하게 일해야 기업도 국가도 경제도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