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영 (사)대전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 |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보았거나 대화하면서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자조모임을 함께 꾸리면서 여성장애인들이 참으로 웃기고 어이없는 면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것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들은, 특히 여성장애인들은 참 이상한 것이 맞다. 그네들은 특별히 더 고집이 세기도하고 생각과 말이 매우 독특하기도 하다. 사실 주변의 몇 몇 친구들을 보면 대학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써놓은 글을 읽어보면 어딘가 2%아닌 10%가 부족해 보인다. 왜 그럴까?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장애인의 64.5%가 초등학교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체 여성장애인의 62.5.5이며 남성장애인의 1.8배, 비장애여성의 2.1배에 달하는 비율인 것이다. 이는 많은 것을 의미하는데 바로 여성장애인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장애인은 초등학교 이후의 사회적인 것을 배울 모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법,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지식을 습득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내면을 풍부하게 하며 인간답고 우아한 삶을 누리기 위한 방법들을 전혀 배우지 못한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눈치가 빤한 초등학교 학생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과 동등한 삶의 현장에서 이야기 나누고 생활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교육의 부재는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폭력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대응할 방법을 알지 못하게 만든다. 여성장애인의 특성상 폭력은 반복적이며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우울하고 비관적인 성격을 만들고 삶 체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배운 것이 적으므로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우며 일을 한다 해도 저임금으로 혹사를 당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폭력과 직업에 대한 것 뿐아니라 교육의 기회가 근본적으로 차단되므로 받는 불이익은 자녀양육을 위한 모성권과 인간답게 살 권리 등 많은 것에 제약을 받게 한다.
여성장애인들 스스로가 배움에 목말라하고 사회안에서 함께 살아가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하므로 인해서 이제라도 여성장애인의 문제에 정부나 지자체등에서 정책적으로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잊지말아야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몇 년 했다고 해서 여성장애인의 교육의 문제가 해결되어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데 행복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직업을 구하는데 있어서 좋은 조건이 되고 경제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쉽게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비장애인이 받았던 의무교육기간이상의 꾸준한 투자와 관심을 보여야 여성장애인들이 기쁜 마음으로 한사람의 여성으로 엄마로, 사회의 일원으로 같이 갈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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