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정치개혁논의, 지금이 적기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호택]정치개혁논의, 지금이 적기다

[시사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자치여론연구소장

  • 승인 2008-04-21 00:00
  • 신문게재 2008-04-22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자치여론연구소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자치여론연구소장
4·9총선이 끝난 지 2주가 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온 나라가 정치제도와 정치문화에 대한 비판에 힘을 얻어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지금, 정치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언제 냈는가 싶을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 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다시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우리나라 정치가 그동안 같은 구태를 반복하는 것은 적절한 때에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와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고, 국회를 떠나는 자와 새롭게 입성하는 자가 부담없는 지금이 우리정치개혁의 가장 적정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치권과 학계 그리고 언론과 시민사회가 앞장서 정치개혁을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실천해주길 바란다.

이번 4·9총선은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풍부한 소스를 제공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파악된 문제점을 중심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담론의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당정치의 제도화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당이란 국민의 마음을 잘 파악해 그것을 정책화하고 그 정책들을 중심으로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의 중심은 국민이어야 하고 그것은 특정기관의 목적을 위해 탄생해서도 존재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속에 철저히 국민이 배제되어 있었으며, 그 결과 하향식`전략`계파공천이 판을 치고 코미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정당도 등장했다. 따라서 정당의 창당시기와 명분확보(친박연대와 같은 명분결여 정당), 각 당 후보선출의 최소요구시기 규정(최소 3개월 전), 그리고 전략공천의 제한(지역대표성을 감안 최소1년 이상 거주자) 등의 내용이 담긴 정당법과 공직선거법등의 개정논의가 이루어 져야 한다.

둘째, 국민의 합리적인 선택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후보자가 제공한 자료를 통한 검증만 가능하지 객관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한 후보검증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선거방송의 강제화가 필요하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흥행을 위해 격전지역 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어 방송편중현상이 심하고, 일부 후보자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선거방송을 거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강제조항이 선거법에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4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투표율 저조의 원인은 정치권의 정치행태도 문제지만 국민들의 정치의식결여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단기적인 차원에서 계획적, 의도적으로 투표율을 높이는 식의 강제처방보다는 시민들의 정치적 토론과 참여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데 이는 선관위와 학계가 주가 되어 진행하면 좋을 듯싶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비례대표제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요즘 비례대표가 아니라 비밀대표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비례대표제의 도입목적은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국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돈으로 매점매석하고 사농공상의 수단으로 운영되는 비례대표제를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해 올바른 사람이 소수를 대표하고, 전문가가 국회의 전문성을 보충할 수 있는 제도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정치개혁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의 무슨 일이든 효율성을 위해서는 시기가 중요하다. 필자는 지금이 정치개혁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지난 총선을 통해 우리정치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낙선자나 당선자의 이해관계가 가장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발전해야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이 행복해 진다는 말이 있다. 2008년 5월이 경제성장`국민행복의 출발점이 되길 희망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