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재 평송청소년수련원 원장 |
캐나다 토론토 , 대통령께서 이젠 교포 1세들의 고생도 끝나가고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지 않느냐고 힘주어 말하던 성대한 교민 환영회장 바깥쪽에서는 80여명의 청장년들이 침묵 피켓시위를 하고 있었다. `5.18 특별법을 제정하라.` `광주민중항쟁의 진상을 규명하라`.... 캐나다에서는 4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토론토 교포들중에서 열흘동안 어린아이나 노인들을 제외하고도 2만명이나 광주특별법에 관한 서명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런 교포들 앞에서 자랑스런 한국인 이야기를 했다. 도대체 비서실쪽에서는 이러한 동태파악이나 하고 대통령의 연설을 준비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진실은 후에 밝혀질 수도 있다는 이 사회 풍토속에 또하나의 규명되어야할 사건이 터졌다. 프로야구로 인해 많은 사람의 시선이 TV로 집중되었던 주말,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노태우 전대통령의 정치자금이 혹시(?) 했던 민초들의 예상대로 확인되었다.
통치자금 중 한 곳에만 예치했던 차명계좌 3백억원. 아! 무슨 이야기부터 할 수 있을까? 정치논리에는 백치인 나도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 검은 돈을 막기 위해 실시했던 금융실명제의 허상을 또 한번 경험한다. 5.16군사 쿠데타 이래 군부정권 하에서는 통치자금이 필요한 나라, 그것도 이번의 경우 쓰다 남은 돈이면서 자기네가 인정한 돈만 3백억원, 그렇다면 다른 은행에 예치된 다른 돈이 있을 가능성도 많고 추산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액수로 추정되는 그 돈의 근원지는 어디인가? 기업들이 정치자금을 엄청나게 희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의 이윤은 누구로부터 얻어지는가? 주고받는 잇권속에 부익부 빈익빈은 심해져 가고, 공직자나 재벌들의 재산공개는 그대로 다 믿어야 하는가?
역사앞에 부끄럽다. 15년 광주의 한도 풀리지 않은 채 프로야구의 열기는 더해가고 대통령은 온통 세계화만 말하는 오늘, 우리 후대들에게 이 잘못된 역사를 어떻게 물려주어야 하는가? 이 문제를 보면서 무능한 나를 포함한 이 땅의 어른들 때문에 괴롭고 믿지 못할 정치인들에게만 이 문제를 맡길 수 없어 또 괴롭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한마디, 문민 대통령이시여! 제발 비나이다. 재임기간 중 한 가지라도 속 시원하게 짚고 넘어갑시다. 안에서 깨진 쪽 바가지 밖에 나간들 새지 말라는 법 어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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