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
1993년 열렸던 대전 엑스포는 우리에게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미래에 대한 자심감을 심어준 뜻 깊은 행사였다. 그래서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도 자연히 온 국민이 귀여워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지만 그 후 꿈돌이는 철저하게 잊혀지고 말았다. 요즘 어린이들은 꿈돌이가 누군지 아예 모른다. 엑스포 과학공원 남문 광장에 서 있던 꿈돌이 동상도 한 부분, 두 부분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더니 마침내 철거되고 말았다.
엑스포의 영광을 재현시키기 위해 국립중앙과학관, 꿈돌이랜드, 대전교육과학연구원, 엑스포과학공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6개 기관은 꿈돌이 사이언스 존(Kumdori Science Zone, 이하 K-존) 발전협의회를 결성했다. 여기서 K-존이란 국립중앙과학관, 꿈돌이랜드, 대전교육과학연구원, 엑스포과학공원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역, 즉 2개의 과학관과 2개의 테마파크가 있는 지역을 일컫는다. 특히 2개의 테마파크는 보기 드물게 입장료가 없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존 발전협의회에서는 첫 번째 사업으로 작년 연말부터 ‘꿈돌이 우주학교`를 개교했다. 그리고 두 번째 사업으로 ‘꿈돌이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과학의 달 4월에 주관하게 된 것이다. 4월 19일(토)부터 21일(월)까지 3일간 열리는 이 행사는 엑스포 과학공원의 ‘사이언스 페스티벌`, 한국천문연구원의 ‘대한민국 별 축제 대전행사` 등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마련됐다. 특히 19일에는 최초의 한국 우주인 이소연(고산) 씨가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고, 대전시가 과학의 날인 21일 중앙부처주관 기념식을 새로 준공될 컨벤션 센터에 유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이 행사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꿈돌이 사이언스 페스티벌`은 대전시, 대전시교육청, 대한민국 공군의 공동주최로 열린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자기부상열차 개통식, 꿈돌이랜드에서는 전야제와 대한민국 별 축제 대전행사,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는 학생천체관측대회, 엑스포 과학공원에서는 대덕특구 첨단과학전과 여러 문화행사 등이 다채롭게 진행될 계획이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대한민국 SF 컨벤션` 행사도 주목받을 만하다. 이를 잘 발전시켜 ‘세계 SF 컨벤션` 행사를 우리 대전에 유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공군이 전야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야제의 시나리오는 꿈돌이 행성의 국왕이 황태자인 꿈돌이와 같이 커다란 비행접시를 타고 나타나 박성효 대전시장과 우주동맹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공군에서는 행사의 외교적 의전부문을 지원할 계획이고 그 이상의 협조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군은 최근 모형항공기 대회를 ‘스페이스 챌린지`로 개칭하고 올여름에 견우직녀 칠석제에도 적극 참여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등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동맹 문건에는 꿈돌이 행성이 내년에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우주대회(IAC, 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 행사를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물론 참가자들을 웃기려고 집어넣은 내용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행사 철학을 어차피 K-존 인근에서 개최될 IAC까지 일사불란하게 이어가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꿈돌이는 비행접시를 타고 다니는 외계인이기 때문에 IAC 마스코트로 다시 활용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아예 이번 기회에 꿈돌이를 대전의 국제적 브랜드로 다시 살릴 수는 없을까 등 꿈돌이에 대한 여러 가지 희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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