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화되고 있고 철근 등 건자재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총선 이후 기대감을 가졌던 주택경기 활성화는 여전히 소원한 상태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사업추진을 미루고 최근에는 아예 사업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과 충청권 미분양 주택은 2만3000가구에 육박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3만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이 쌓이면서 자금난을 못이겨 부도를 내는 건설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부도 처리된 일반 건설업체는 신일, 세창, 세종건설 등 120개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6년도 106개 업체가 문을 닫은 것보다 13.2%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 조만간 지역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 건설업체 중심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소위 ‘잘 나가던` 업체들이 이젠 사냥감으로 전락한 것이다.
사정의 여의치 않아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13만여 가구의 미분양 중 80% 정도가 지방에 몰려 있는 만큼 정부에서 수도권과 차별화된 경기 부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중소 건설업체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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