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직]평생학습의 몇 가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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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직]평생학습의 몇 가지 즐거움

[특별기고]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승인 2008-04-15 00:00
  • 신문게재 2008-04-16 20면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나는 올해 2학년이 되었다. 8살에 들어가는 1학년을 나이 70에 들어가서 다니게 된 것이다. 70이란 나이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수도 있지만 자식 다 키우고 손자까지 자란 이 나이에 새로운 배움은 나의 삶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제는 거리를 다니면서 간판도 제대로 읽고 버스도 남에게 묻지 않고도 행선지를 알고 탈 수 있게 되었다.” 문해교육 기초반의 어느 할머니 이야기다.

요가반에서 학습하는 어느 아주머니는 이전에 팔이 아파서 무척고생 했다. 팔을 위로 들어 올리지도 못하고 통증 때문에 옷 입기도 힘들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은 막대기처럼 뻣뻣했다.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팔도 점점 곧게 펴지고, 위로 올라가며, 등 뒤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밥맛도 좋아지고 변비도 없어졌다 한다.

뚜벅이 자녀독서지도 동아리에 참여하는 아주머니는 새로운 마음의 친구들을 사귀며 제2의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철학동화로 자녀들에게 삶의 철학을 심어주는 지혜를 배웠고, 경제동화를 통해 어렵게 느껴지던 경제를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영화논술을 통해서는 영화 보는 눈을 높이고, 영화평론가의 수준이 된 듯 으쓱하기도 하였다.

아이와 함께 오감발달 미술반에 참여한 새내기 어머니는 또래의 아이들과 찰흙놀이, 물감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어울린다. 집에서는 생각조차 못했던 밀가루 놀이로 아이가 부드러운 밀가루 감촉을 느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 한다. 또래 집단에서 공동놀이로 사고와 창의력을 키워주는 학습관의 프로그램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한국화 민화반 수강생인 어느 직장인은 특기를 키워보고 싶고, 노후를 준비하기 위하여 학습관을 찾았다 한다. 퇴근 후에 배우는 것이지만 피곤보다는 배움에 대한 열망이 앞선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수업을 받는 만큼 그림 솜씨가 좋아지는 것 이외에도 배우는 기쁨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발마사지 반에서 수강하는 전업주부는 가족 행복의 전령사다. 평생학습관에서 강의를 듣고 집에 와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실습을 하면 너무나 즐거워 한다는 것이다. 제2의 심장이라는 발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고 가정에서 스스로 발마사지를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있다. 발은 인간의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발만 잘 살펴봐도 몸의 어느 부위가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발 전문가가 될 날도 멀지 않았나 보다.

이외에도 충남교육청남부평생학습관이 발행한 수기집에는 디지털카메라 문외한이 그 활용과 포토샵에 자신감을 갖게 된 이야기, 자녀와 함께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숙하게 된 딩동댕음악놀이 아마데우스반에 참여한 이야기, 쉴토에 미디어논술반에 참여하여 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배경지식과 논술 실력을 쌓은 중학생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모두가 성취의 보람 속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행복을 만끽하는 일화들이다.

우리교육청에서는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생교육원, 서부`남부 평생학습관을 건립하고 각 기관마다 수십여 가지의 평생교육 강좌를 개설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어느 누구나 공자(孔子)가 말한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는 마음만 갖는다면 누릴 수 있다.

또한 각 시`군에는 교육청 소속의 도서관이 있어서 평생교육의 요람이 되고 있다. 여기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수강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각 학교에서도 지역주민에게 학습 문호를 개방하여 방과후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배움의 문을 두드리면 반갑게 열릴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운다. 어머니의 품에서 또는 이웃과 어울리며 잠재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도 있고, 일정한 교육과정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우기도 한다. 모두가 삶에 필요한 자양분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곧 녹음이 우거질 것이다. 우리 충남의 200만 도민과 사랑하는 교육가족 모두가 평생교육의 아름다운 숲 속에서 신나게 배우며, 즐겁고 알찬 생활을 영위하는 가운데 삶의 질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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