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하연 대전예술기획 대표/월간 클래시컬 발행인 |
늘 그래왔듯이 해마다 사월이면 자연을 찾아 산에 들에 꽃구경이 한참이다. 문화 예술계에서도 겨우내 움추림속에서 태동을 준비하던 각각의 단체와 개인들이 저마다의 작품들을 토해내며 공연예술계에 싱싱한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
이러한 희망 속에서 많은 작품들이 탄생한다. 며칠 전 시연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리허설룸에 들렀다. 드라마 오페레타 ‘다라다라`의 마지막 부분의 애절한 아리아가 너무 좋아서 “교수님 따봉임다”하고 작곡가에게 짧은 인사를 전했지만 그렇게 쉽게 전할 내용의 작품이 아니었다.
고음에서의 아찔한 선율과 매혹적인 화성이 귓가를 맴도는 외로움과 그리움에 연민하는 백제 여인의 애닯은 심정을 노래한 부분이었다. 또한 가끔씩 들리는 가야금 소리는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은 작곡자의 정서적 바탕을 엿볼 수 있는 일면이기도 하다. 며칠 밤을 늦게 까지 연출가와 대본가 그리고 안무자들과 함께 작품에 매달려 다함께 고민하고 상의하여 작품의 완성을 위한 채찍을 서로에게 안겨준다. 우리 창작 작품들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한다면 너무 앞선 것일까?
2003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폐막공연으로 필자가 대전시립예술단과 함께 무대에 올린 뮤페라 신실크로드(김대성작곡)는 대전을 상징할 작품으로 처음 소개되어 절반의 성공만을 거둔 채 막을 내려야만 했다. 그 만큼 우리 창작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가 안타까울 뿐이다.
백제 여인의 기다림 - 그 세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한 창작 드라마 오페레타 ‘다라다라`는우리 작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스텝과 출연 성악가들 그리고 함께 연주하는 오푸스앙상블오케스트라(지휘 김석구)까지 작곡가 채경화(배재대학교 교수)의 헌신과 열정이 곳곳에 녹아들어 우리의 정서와 느낌이 오케스트라와 국악기들의 조화로운 협연 속에서 균형감 있게 잘 절제되어 있었다.
요즈음 국내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탄생해 연일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 이 작품의 초연이 주는 또 다른 의미는 대전에 현재 살고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가 펼쳐 보이는 최초의 창작 오페라라는 것이다.
오페라의 대가로 불리우는 베르디와 푸치니 등의 작품들도 당대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수정을 거듭하였고 아이러니 하게도 樂聖이라는 베에토벤 조차도 여러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였지만 단 한 작품도 남기지 못했다. 그가 만약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오페라에 전념했다면 현재의 오페라계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 본다. 사월에는 우리의 창작공연을 찾아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 가 보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