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이는 아마도 국립대전박물관이 없는 이유이거나 시립으로 만들어진 향토사료관과 대전선사박물관이 있기는 하지만 시민들이 이 두 곳을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시립으로 만들어진 대전광역시향토사료관과 대전선사박물관은 규모, 예산,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볼 때 150만 인구의 광역시에 걸맞은 박물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그래서 광역시중 유일하게 국립박물관이나 시립역사박물관이 없는 곳이 대전이라고 한다.
대전의 대표 박물관이 없다보니 대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조사, 수집, 발굴, 연구, 전시, 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에서 출토된 유물의 상당수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중앙문화재연구원, 백제문화재연구원, 지역 소재 대학박물관 등으로 흩어져 있어 대전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렇다 보니 문화유산과 관련한 시민 서비스 행정이 미비한 상태이다.
요즘 이명박 정부의 지역공약 사항이며 지난 3월 26일 박성효 대전시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충남도청 부지에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의 설립을 요청했다고 한다. 2013년 충남도청의 이전과 함께 2015년까지 3,500억원을 들여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고, 이미 지난 2월에 T/F팀도 구성하였다고 하니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왠지 썩 내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의 추진은 국립박물관을 대전에 유치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국립박물관은 대전시가 유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운영을 대전시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은 대전시의 역사와 문화유산과는 깊은 관련이 없다. 즉 전국의 근현대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박물관의 기능을 가질 뿐이지 우리 대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대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기능을 수행하는 박물관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의 유치에만 너무 몰입하지 말고 도청 이전과 때를 같이해서 대전을 대표하는 대전시립역사박물관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대전 시민들은 대전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대전시립역사물관을 더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