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이렇다.
지난 해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주변을 업무 차 잠깐 방문하게 됐다는 A. 방문처 반대 도로 변에 자동차를 주차시켰던 A는 도로에 자동차가 많이 지나지 않고 있음을 보고 4차선도로를 무단 횡단을 하다 갑자기 달려오는 자동차로 인해 사고를 당할 뻔했다. 하지만 당시 운전자에게 욕만 얻어 먹고 별일은 없어 ‘참 재수가 없는 날이군` 하고 곧바로 잊어버렸다.
그리곤 한동안 시간이 흘러 공휴일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 던 A는 아들 책상위에 놓인 학교 문예지를 발견하곤 심심풀이 삼아 책을 떠들쳐 보게 됐다.
문예지 내용을 쭉 훑터보던 A 눈에 확 들어 온 사진 두 컷.
사진 한컷에 담긴 사람은 분명 A 자신이었고 그 때 당시 사고를 면한 직 후 도로 한복판에서 운전자에게 죄송하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모습이 얼굴이 모자이크된 상태로 사진으로 찍혀 밑에 ‘결여된 준법정신`이란 제목까지 정중히(?) 달아 놨다.
사진을 보는 순간 A는 아들이 사진의 주인공이 아빠인 줄 알고 있지는 않은 지 불안해 진 A는 놀러나간 아들 녀석이 집에 들어올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만 했다.
다행히 돌아 온 아들은 사진의 주인공이 아빠인 줄 모르는지 문예지를 들고 있는 아빠모습을 보고도 컴퓨터로 조르르 달려가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것을 보고 마음을 진정했다.
다른 한컷의 사진은 수많은 인파가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바라보고 먼저 타기 위해 버스로 달려드는 뒷모습을 앵글에 담아 실종된 질서란 제목을 달아 A사진과 나란히 실어 놨다.
공리학자에 철학자며 법학자인 죤 스튜어트 밀은 그의 저서 자유론에서 진정한 자유는 질서를 지키고 적당히 통제 받는 데서 온다고 했다.
법을 가장 잘 지킨 사람 중에 하나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들 수 있다.
그는 나이 70에 별다른 죄도 없이 사형에 처해 있을 때 제자 들이 찾아와 문지기를 매수, 옥문을 열어놓았으니 도망을 가라고 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법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나는 이 법에 따르겠다며 도망치 않고 독배 마셨다.
교통이 복잡한 4거리에서 크고 작은 많은 차들이 교통순경이나 신호에 의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신호를 무시하고 서로 먼저 가려고 한다면 4거리는 차로 꽉 메워지고 아무도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신 정부가 들어서면 으례 한번 쯤은 법과 질서 확립 문제가 터져 나오고 이번 새 정부 들어서도 법과 질서 확립 문제가 예외 없이 화두가 되고 있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면서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식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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